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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복도에서, 美성년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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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복도에서, 美성년으로 간다'

입력
2015.09.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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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미성년으로 간다'
연극 '미성년으로 간다'

내달 1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선보이는 옴니버스 연극 ‘복도에서, 美성년으로 간다’는 같은 작품이 극장에 따라 얼마나 다른 질감을 갖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공연이다. 지난해 7월 혜화동1번지 5기 동인이 ‘청소년극 페스티벌’로 초연한 7편 중 이양구 작가의 ‘복도에서’와 김슬기 작가의 ‘美성년으로 간다’를 다듬어 올렸다. 두 공연장의 객석은 100석 내외로 비슷하지만 공연장 크기가 약 66㎡, 393㎡로 스페이스111이 4배 가량 넓고, 높이도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혜화동1번지가 배우와 관객의 거리를 최대한 줄여 밀도 높은 실험작을 인큐베이팅하는데 적합한 공간이라면, 스페이스111은 완결성을 갖춘 대중적인 작품을 선보이기 좋은 곳이다.

지난해 초연한 버전을 그대로 무대에 옮긴 ‘복도에서’는 고등학교 복도에서 담임교사와 면담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모습을 통해 청소년들의 상실과 불안을 그렸다. “내가 자격이 생기면 그때 고백할게. 서울대 가면 너한테.” “나도 서울대 가야 되는 거야?” “넌 이대 정도만 가도 돼.” 웃픈(웃기고 슬픈) 대사는 청소년들의 감성을 예리하게 드러내지만, 동선은 지극히 단조롭다. 지난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베스트 3’에 선정된 작품이 더 넓고 화려해진 무대에서 힘을 잃은 이유다.

반면 ‘美성년으로 간다’는 큰 무대에서 힘을 받았다. 청소년들의 소통 부재와 갈등을 아이돌 팬픽(fan ficㆍ인기 스타나 작품을 팬들이 재창작하는 것)문화를 통해 보여주는 이 작품은 달라진 무대에 맞춰 내용을 대폭 수정했다. 부모의 과도한 관심으로 틱장애를 앓아온 시은이 방문을 걸어 잠그고 팬픽으로 위안하는 장면은 이 공연의 백미다. 배우들의 파워풀한 춤과 유머러스한 연기, 시은의 집필 장면이 화려한 조명과 겹쳐지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10평 남짓한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02)708-5001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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