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5강 싸움 중인 네 팀 감독들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워낙 하루가 다르게 순위가 바뀌느라 한 순간도 방심을 할 수 없다. 혼돈의 경쟁 속에서도 SK는 '가을 야구' 마지막 티켓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믿음의 원천은 힘을 비축한 불펜진이다.
김용희 SK 감독은 "욕을 배부르게 먹었지만 투수 관리를 해왔기에 막바지에 힘을 받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 팀 불펜진은 어느 팀보다 힘이 있고, 구위도 좋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달 초까지 8위에 처졌던 SK는 9일 인천 롯데전부터 반등했다. 22일까지 12경기에서 8승4패로 10개 팀 중 가장 좋은 승률을 기록하며 5위 자리를 꿰찼다.
이 기간 불펜 투수들은 12홀드와 4세이브를 올렸다. 1일부터 8일까지 홀드 및 세이브가 제로(0)였지만 반전을 이뤘다. 윤길현과 신재웅이 4홀드씩을 챙겼고, 박희수는 2홀드를 보탰다. 마무리 정우람은 4세이브를 수확했다. 물론 중간에 박희수와 정우람이 한 번씩 안 좋은 결과를 낳기도 했지만 김 감독은 "구위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본다. 매일 잘 던질 수는 없지 않나"라고 크게 개의치 않았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철저하게 투수들의 체력 관리를 했다. 정말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면 가급적 3연투를 피했다. 만약 했더라도 휴식일을 철저히 보장했다. 구원 투수의 투구 또한 대부분 20개 안팎에서 끊었다. '승부처 순간에서 너무 투수를 아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김 감독은 원칙을 고수했다.
그는 "여러 연구들을 보면 시즌 전 100%를 준비했다고 해도 막판이 되면 평균적으로 체력이 13% 정도 떨어진다고 한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25~30%까지 떨어진다. 그래서 관리가 중요했다. 체력이 있어야 마지막에 좋은 경기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SK의 불펜진은 5강 경쟁 팀들에 부러움의 대상이다. 롯데와 KIA, 한화는 불안한 뒷문이 순위 싸움에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강공 드라이브를 건 탓에 구원 투수들이 모두 힘을 잃었다. '권혁 등판=실점' 공식이 성립되는가 하면 불혹의 박정진은 지난 10일 SK전 등판 이후 개점 휴업 중이다. 투구 시 어깨가 안 올라간다는 얘기도 들려 사실상 시즌 아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사진=박정배(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윤길현-정우람-박희수.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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