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트럼프 약세 뚜렷해지고… 부시 강력 라이벌 워커 경선 포기
민주 클린턴 전국 지지율 42%… 샌더스 18%P 앞서 대세론 재점화
미국 대선 초반 거세게 불던 신예와 아웃사이더의 돌풍이 그 기세를 잃어가면서, 결국 차기대통령 경쟁은 ‘부시 대 클린턴’ 가문의 대결로 귀착될 거라는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공화당의 초반 경선 흐름을 주도했던 도널드 트럼프 약세가 뚜렷해지고, 민주당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압도하는 여론조사가 발표되면서 대세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것.
21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당초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강력한 라이벌로 거론됐던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가 이날 경선 참여를 포기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부시 전 지사의 최종후보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정치인 인기도를 주식 거래방식으로 평가하는 ‘프레딕트잇’을 통해 미국인들이 매긴 부시 전 지사 몸값이 전날보다 5센트나 높아진 38센트를 기록한 것.
반면 지난 16일 2차 토론 이후 약세로 돌아선 트럼프의 ‘최종 낙점 가능성’을 묻는 주가는 전날보다 2센트 추가 하락한 16센트에 머물렀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HP) 주가는 전날과 같은 23센트로 평가됐다.
워싱턴 정치평론가들은 “경선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자금력이나 조직력에서 열세인 신예들과 아웃사이더 출마자의 중도 사퇴가 이어질 것”이라며 “공화당 주류에서는 부시 전 지사가 최종 낙점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아이오와, 뉴햄프셔 등에서의 초반 인기도 열세에도 불구하고 1억2,000만달러의 후원금과 주류 정치인의 지지를 확보한 부시 전 지사의 낙점 가능성(36%)을 트럼프(16%)나 마르코 루비오(13%) 상원의원 보다 훨씬 높게 평가했다.
민주당 진영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이 재부상하는 모습이다. CNN은 이날 내놓은 민주당 성향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전국적으로 42% 지지를 얻어 24%에 그친 경쟁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18% 포인트 앞섰다”고 전했다. 출마를 저울질하는 조 바이든 부통령은 22%,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의 지지율은 1%였다.
CNN은 특히 바이든 부통령 지지층은 대부분 클린턴 전 장관 지지층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바이든 부통령이 출마하지 않는다면 클린턴 전 장관 지지율은 15% 포인트 오르는 반면 샌더스 의원은 4% 포인트 밖에 오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부통령이 나서지 않는다면, 클린턴 전 장관 지지율(57%)이 샌더스 의원(28%)의 두 배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클린턴 전 장관의 위세는 이날 뉴욕증시에서도 확인됐다. ‘폭리를 취하는 제약사에 대한 조치를 내놓겠다’는 클린턴 전 장관 발언이 전해진 뒤 제약업종 주가가 5%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언론은 “예전 같지는 않다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차기 대통령 당선 가능성 1순위라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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