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 베테랑 가드 주희정(38)이 전 소속팀 서울 SK에 비수를 꽂았다.
‘서울 라이벌’ 삼성과 SK가 맞붙은 22일 잠실학생체육관. 지난 시즌 SK가 5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지만 이번 시즌 첫 맞대결은 달랐다. 삼성이 18점차 열세를 뒤집고 75-72로 웃었다.
승리를 이끈 주역은 주희정이었다. 시즌 전 트레이드로 SK에서 삼성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그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 빛났다. 72-71로 근소하게 앞선 경기 종료 40초 전 2점슛을 성공시키며 74-71로 점수차를 벌렸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점수에 삼성은 환호했고 SK는 고개를 떨궜다.
주희정은 이날 28분03초를 뛰며 9득점을 올렸고, 어시스트 4개와 리바운드 2개를 기록했다. 주희정의 활약 속에 삼성은 시즌 3승2패로 단독 3위에 자리했다. 이번 시즌 확실하게 달라진 삼성의 저력을 확인시킨 한 판이었다. 삼성은 2쿼터까지 SK의 흐름에 끌려가며 이렇다 할 반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3쿼터에 접어들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삼성은 3쿼터에서 장민국이 8점을 넣고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김준일이 각각 6점씩을 올리는 등 28점을 몰아치며 55-57로 따라붙었다. 4쿼터에서도 기세를 이어나갔다. 삼성은 57-60으로 뒤진 상황에서 장민국이 3점슛을 성공시키며 60-60으로 균형을 이뤘고 이어 주희정의 자유투 2점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결국 막판 뒷심을 선보인 삼성이 마지막에 웃었다.
삼성은 주희정 외에도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1순위 출신 라틀리프가 21점 25리바운드로 골밑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장민국과 김준일은 각각 15점, 14점으로 힘을 보탰다. 반면 SK는 2승3패를 기록, 6위로 내려앉았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경기 후 “라틀리프가 왜 1순위인지 증명했다”며 “라틀리프를 이용한 활발히 움직이는 농구를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임한 점이 올 시즌 달라진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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