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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 고교생 박군, 직무교육서 자신감… 대기업 좁은문 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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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 고교생 박군, 직무교육서 자신감… 대기업 좁은문 뚫어

입력
2015.09.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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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기업들 현장형 인재 선호

실전 경험·동료들과의 협업 중시

직무교육 프로그램 통해 인재 발굴

SK 창조아카데미, 3D 프린터 실습

LG디스플레이 산학연계 엘지니어스

삼성 주니어 SW아카데미 등 눈길

동아마이스터고 학생들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SK가 지원하는 '디자인 싱킹'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SK 제공
동아마이스터고 학생들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SK가 지원하는 '디자인 싱킹'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SK 제공

# 3년 전 대전 동아마이스터고에 낮은 성적으로 입학한 강모군은 자신감이 부족하고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삼우금형에 당당히 취업해 기술 강소기업의 주역을 꿈꾸고 있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아이로 통하던 같은 학교의 박모군도 올해 현대자동차에 합격했다. 이들을 변화시켜 취업에 이르게 한 것은 SK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원한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 올해부터 LG디스플레이로 출근하는 최정근(가명)씨는 전남대 전기공학과 졸업 전에 입사가 확정됐다. 이 회사의 산?학 연계 프로그램 ‘엘지니어스(LGenius)’에 합격한 덕분이다. 엘지니어스의 서류전형과 합숙면접 관문을 남다른 전공지식과 열정으로 통과한 뒤부터 취업까지 일사천리였다.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선호하는 인재는 ‘현장형’이다.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실전 경험을 해보고 타인과 협업 등을 해 본 인재를 뽑으려는 게 요즘 채용 추세다. 다수 대기업이 구직 청년들에게 이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 직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잘 활용하면 취업 전선에서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다.

강군과 박군을 변화시킨 프로그램은 ‘디자인 싱킹’과 ‘창조 아카데미’다. 디자인 싱킹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지원하는 SK가 미국 스탠포드대 경영교육 과정을 재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고기법을 알려준다.

창조 아카데미에선 3차원(3D) 프린터와 레이저 칼 등 고가 장비로 시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다. 3D 프린터 활용법을 마스터해 자신감을 얻은 강군은 리더가 돼 후배들을 가르치고, 중학생들에게 교육기부까지 했다.

박군 역시 3D 프린터 강자로 변신해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다. 김진구 동아마이스터고 진로직업상담부장은 “면접관들이 위기를 극복한 적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하는데 지원자들 대답이 대동소이하다”며 “시제품을 만들다가 실패해보고 심사위원들 질타도 받아본 학생들은 도전정신을 배우면서 성장해 남다른 답변으로 좋은 점수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SK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보통신 직무교육 ‘T아카데미’도 운영한다. 여기 참가자들은 서울대에서 4년 전부터 진행한 유사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 전문가로 거듭난다. 박도용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수석은 “기존 수료자의 77.3%는 취업?창업에 성공했다”며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강생들이 밤을 새워가며 프로그램에 몰두한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의 엘지니어스는 합격자들에게 5주간 인턴으로 실무를 경험하고 인재별 맞춤형 강의를 수강하도록 한다.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등 LG 계열사들은 이공계 대학생 중 입사 예정자를 미리 선발한다. 이들은 인턴과 사전실무 프로그램을 거쳐 졸업과 동시에 현장에 투입된다. 해외탐방 프로그램 ‘LG글로벌챌린저’에 참여해 보고서를 잘 써내도 입사 자격이 부여된다.

삼성은 ‘사회맞춤형 학과’와 연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경북대, 서울대, 경희대 등 29개 대학에 각각 모바일 과정, 반도체 과정, 환경안전 과정 등을 만든 데 이어 수원하이텍고, 동아마이스터고, 전북기계공고 등 26개 마이스터고와 협력 전공을 만들었다. 현장에 바로 쓸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의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도 취업 지름길이다. 이 교육을 듣고 올해 삼성전자에 들어간 매향여자정보고 졸업생 박민경씨는 “아카데미에서 팀별 과제를 수행하면서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을 많이 배워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직무교육 효과를 체험한 기업들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사업인 ‘청년 고용디딤돌’ 준비에 적극적이다. 삼성은 협력사 취업 희망자 3,000명을 뽑아 6개월 인턴을 거친 뒤 협력사에서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SK는 2년간 300여개 중소?벤처기업과 함께 4,000명을 선발해 6개월 간 그룹 직무교육과 인턴을 밟게 한 뒤 참여기업 취업에 연계시킬 계획이다. 한국전력공사도 112개 협력업체와 함께 취업 희망자를 선발해 직무교육과 협력사 인턴을 거치면 협력사 취업 기회를 준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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