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이 가까워오면 국립국어원에는 가족 간의 호칭에 대한 문의가 급증한다. 호칭 문제는 지역뿐만 아니라 집안에 따라서도 다른 경우가 많아 표준안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여러 차례에 걸친 실태 조사와 전문가 자문을 통해 마련한 ‘표준언어예절’에 따라 안내를 하고 있다.
가장 흔한 질문은 한 집안의 며느리나 사위들 간에 형제간 서열과 나이순서가 뒤바뀐 상황에 관한 것이다. 손윗동서이지만 나이가 더 어린 경우 어떻게 불러야 할까? 일반적인 경우와 마찬가지로 손윗동서는 ‘형님’으로, 손아랫동서는 ‘동서’라고 부르면 된다. 다만 서로 존댓말을 쓸 것을 권한다. 손아랫동서에게는 동생에게 하듯 자연스러운 반말이 가능하지만 나이가 많은 경우에는 존댓말을 쓰면서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며느리들과 달리 나이가 뒤바뀐 사위들 사이에서는 손윗동서에게도 ‘형님’ 대신 ‘동서’라고 하는 것이 허용된다. 며느리들 사이의 위계는 중시하면서 사위들 간의 서열은 중요하지 않게 여긴다는 비판도 있지만, 전통과 관습의 영향이 큰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 한 집안의 며느리와 사위들끼리는 서로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전통적으로 시누이의 남편과 처남의 아내 사이에는 호칭어가 따로 없었다. 서로를 부르기는커녕 만날 일도 거의 없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결혼한 후에도 오누이가 가족과 함께 만나는 일이 잦아 서로를 부르는 말이 꼭 필요하게 되었다.
남편 누나의 남편에게는 남편의 형님을 부르는 말인 ‘아주버님’을, 남편 여동생의 남편에게는 결혼한 시동생을 부르는 말인 ‘서방님’을 쓴다. 처남의 아내를 부를 때는 손위인 경우 ‘아주머니’, 손아래인 경우는 ‘처남의 댁’이나 ‘처남댁’으로 부르는 것이 표준이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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