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수출이 3년 만에 역성장해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한국의 성장 엔진인 수출이 식어가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수출이 지난해보다 4∼6% 줄어들 것이라고 연구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수출이 작년보다 6.3%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세계 교역량 부진 등으로 올해 한국 수출이 4%대의 역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월 초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4.3%였다.
한국은행 전망치는 다음 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달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수출 부진이 우리 경제 회복세 지속에 가장 큰 관건"이라며 올해 수출이 지난 7월의 한은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들 기관의 전망대로 수치가 나온다면 한국 수출은 2012년(-1.3%)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다.
감소폭으로는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충격을 받은 2009년(-13.8%) 이후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경남 창원시 가포신항 전경 (사진제공=연합뉴스)
수출 감소폭은 하반기 들어 더욱 커지는 추세다.
LG경제연구원은 상반기 5.0% 줄어든 수출이 하반기에 감소폭(-7.4%)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8월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4.7%나 급감하면서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9월 수출도 나아지지 않아 올해 들어 9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출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3분기 수출액은 1,300억 달러를 넘지 못해 2010년 4분기(1,287억 달러) 이후 19개 분기 만에 최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 수출이 부진을 거듭하는 것은 세계 경기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교역 현황을 분석하는 네덜란드 경제정책국(CPB)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의 세계 교역량이 세계 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1999년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특히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세계 무역을 주도한 중국 경기 둔화의 영향이 적지 않다.
올해 내내 엔화 약세로 시달린 한국 수출은 지난달부터 중국 위안화 약세의 공세까지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저유가 시대가 끝나지 않으면서 주력 품목인 석유제품의 수출이 휘청거리는 점도 악재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이준협 경제동향실장은 "한국 수출이 2분기 바닥을 치고 3분기에는 회복할 것으로 봤지만 유가 하락 등으로 쉽지 않다"며 "세계 경기가 얼마나 반등하느냐가 앞으로 수출 반등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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