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8)가 용산구 한남동 건물 세입자와 또 다시 충돌했다. 법원으로부터 강제집행문을 부여 받아 21일 건물에 대한 강제 집행을 하려했는데, 세입자의 저항으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세입자 4명과 용역업체 직원 1명 등 5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양 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싸이 측은 “세입자가 6000만원을 공탁하면 강제집행정지가 가능한데 공탁금을 내지 않아 강제집행 절차를 밟게 됐다”고 주장한 반면 세입자인 맘상모(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측은 “공탁금을 내러 간 사이에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세입자 측이 건물 점유로 인한 임대인의 손해에 따른 돈을 공탁하지 않아 집행관과 강제 집행을 시도한 것이라는 게 싸이 측의 입장이다. 이와 달리 지난주 금요일(18일)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져 공탁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요구를 무시하고 싸이 측에서 기습적으로 강제집행을 진행했다는 게 맘상모 측의 주장이다.
싸이는 2012년 2월 한남동 건물을 샀다. 당시 세입자 최 모씨가 카페를 연 지 6개월 만에 건물 주인이 바뀌면서 세입자와 건물 주인 사이 명도소송이 벌어졌다. 세입자는 법원의 조정에 따라 2013년 12월31일까지 건물을 비우기로 합의했다. 싸이 측은 법원의 조정 결정을 근거로 건물을 비워줄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8월 세입자를 상대로 부동산 명도단행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달 서울서부지방법원(민사21단독)은 싸이가 세입자들을 상대로 낸 건물 인도청구 및 부당이익금 반환소송에 손을 들어줬다. “세입자가 싸이에게 건물을 인도하고 3000여만원씩 배상하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세입자 측은 법원의 판결에 불복, 항소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문제는 젠트리피케이션 사례로 사회적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제가 된 공간이 건물 내 전시카페 테이크아웃드로잉인데, 예술활동이 관심을 촉발해 사람을 불러 모으고 상권을 형성해 결국 임대료가 올라 세입자가 쫓겨나가는 일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서다. 실험적인 예술공간이 일군 문화적 가치가 돈의 힘에 의해 무너져 내려 예술인들이 결국 길거리로 떠밀려나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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