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단 핵심인사 불출석으로 대리인 자격시비도 일어
종전이사 자격 얻기위한 논리싸움 치열
대구대 사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고은애(85) 전 영광학원 이사가 21일 끝내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 청문회에 불출석, 대학 정상화에 대한 구재단 측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고 전 이사는 대구대 설립자의 장남인 고 이태영 전 총장의 부인으로, 구재단 측의 핵심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날 교육부 등에 따르면 사분위는 지난달 24일 학교법인 영광학원의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전 총장의 장남인 이근용 대구대 대외협력부총장과 차남인 이근민 애광학원(대구미래대) 이사장을 불러 청문했으나 정상화 방법을 둘러싸고 이견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사분위는 이에 따라 21일 미국에 살고 있는 고 전 이사를 불러 청문키로 하고, 주거지를 알고 있는 이근민 이사장에게 이를 맡겼다.
하지만 고 전 이사가 이날 사분위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정상화 방안은 또 평행선을 달리게 됐다. 재단 측에 따르면 고 전 이사가 출석했을 경우 대학 정상화는 구재단 측 입장이 많이 반영됐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이날 출석하지 않은 것은 물론 연락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면서 구재단 측의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구재단의 핵심인물인 고 전 이사의 의견은 정상화 과정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었지만 ‘이날 출석가능하다’는 구재단 측 주장이 사실무근으로 드러나면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분위 청문회의 핵심 쟁점은 종전이사에 대한 규정 문제다. 사분위는 종전이사 측에 이사의 과반을 넘길 계획이어서 구재단과 대학구성원 측 모두 한 치의 양보없는 논리싸움을 벌이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정이사 체제가 될 경우 이사 7명 중 과반인 4명을 누가 확보하더라도 게임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재단 측은 “1994년 임시이사가 파견되기 전의 고 전 이사가 종전이사며, 2011년 7월 정이사 체제로 전환할 때 종전이사 자격으로 이사 7명 중 3명을 추천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근민 이사장과 이예숙 대구미래대 총장은 자신들이 고 전 이사를 대리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대해 대학구성원 측은 “이태영 전 총장의 유지에 맞도록 장남인 이근용 부총장에게 종전이사의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며 “고 전 이사가 추천했던 3명의 이사는 남이지만, 이 부총장은 직전 정이사 체제의 이사이자 실질적인 유족의 대표”라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고 전 이사의 사분위 불출석으로 대리인들의 자격 시비도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994년 학내분규로 임시이사가 파견된 대구대는 17년 만인 2011년 7월 정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구재단 추천 이사와 학교 구성원 추천 이사간 갈등으로 이사회 운영이 파행을 거듭하자 사분위는 지난해 5월28일 임시이사를 선임했다. 여기다 사분위는 지난 6월29일 임시 이사 7명을 새로 선임하면서 임기를 6개월로 못박아 정상화 의지를 피력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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