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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원 속 우아한 삼각관계 솔직하게 그린 노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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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원 속 우아한 삼각관계 솔직하게 그린 노년의 삶

입력
2015.09.2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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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다큐멘터리-내 생애 행복한 순간(KBS1 오후 6.00)

경기의 한 사설 양로원에는 단짝으로 소문난 세 친구가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의 전직 엔지니어 김병욱(84)씨, 부산대 화학공학과 출신 사업가 박수홍(86)씨, 그리고 배화고등여학교 출신의 신정인(88)씨다. 단짝 친구 사이이면서, 신정인 할머니를 함께 좋아하는 두 할아버지는 품위 있는 노년의 인간관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세 사람은 3년 전 배우자와 사별하면서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양로원을 택했다. 미모를 잃지 않은 신정인 할머니를 가운데 두고 애틋한 로맨스를 펼치는 두 할아버지는 한 여자를 좋아하면서도 서로에게 예의를 잃지 않는다. 늙고 병 들면 유머, 이타주의, 사랑과 같은 감정도 잃게 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세 사람은 단연코 ‘아니오’라고 답한다.

서로 보이 프렌드, 걸 프렌드로 부를 만큼 개방적인 사고를 지닌 이들은 늘 웃음을 잃지 않고 마작과 춤으로 삶을 즐기려 한다. 물론 귀가 안 들리고 잘 걷지 못 하는 육체적ㆍ정신적 쇠퇴는 피할 수 없고 초라함을 안기지만 세 노인들은 겸허하게 이를 감내한다. 이들은 소외와 고독에 대처하는 각자의 방법과, 사랑과 우정 사이를 넘나드는 심리관계도 밝힌다.

노인들이 말하고 싶어 하지 않고 젊은이들도 들으려 하지 않는 노년의 삶을 솔직하고도 내밀하게 포착함으로써 다큐멘터리는 성공적인 노화란 곧 성공적인 생존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받아들이면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긴밀한 유대관계로 인간관계의 즐거움을 찾는 노인들을 통해 품위 있게 늙어갈 수 있는 비밀을 들여다본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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