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린이집 원장 일가족 4명 숨져
남편이 아내ㆍ의붓자녀 찌르고 목 맨듯
제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원장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오전 7시 58분께 제주시 외도일동 모 어린이집 건물내 가정집에서 A(52)씨가 3층 난간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출근하던 여교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2층 집안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A씨의 아내인 어린이집 원장 B(40)씨가 침실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또 중학생 아들(14)과 초등학생 딸(11)은 각자의 방 침대 위에 흉기에 찔려 숨진 후 이불로 덮인 상태로 발견됐다. 숨진 자녀들은 원장 B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남편 A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잘 가겠다’ 등의 내용이 담긴 메모지가 발견됐고,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범행 도구로 보이는 흉기가 부엌에서 발견된 점 등을 미뤄 A씨가 아내와 자녀들을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숨진 원장 B씨와 남편 A씨는 4년 전 재혼한 부부로, 최근 이들 부부가 가정불화로 이혼을 준비하는 등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남편의 범행으로 보고 있지만 다른 요인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망 원인 등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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