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으로 상처받은 이웃들을 피아노 연주로 위로해 온 ‘시리아의 피아노맨’ 아이함 아흐마드가 결국 독일행 피난길에 올랐다고 미국 NBC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아흐마드는 내전으로 피폐해진 길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야르무크는 시리아 수도 외곽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정착지다. 아흐마드의 음악은 주민들이 겪는 고통을 세계에 전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5년 동안의 내전으로 굶거나 병들어 죽는 난민의 현실을 노래로 알렸다. 어린 아이들과 "난민들이여 야르무크로 돌아와요, 야르무크여 당신은 변하지 않는 우리의 일부" 라고 목청껏 외치며 절대 패배하지 않겠다고 노래했다. 희망이 없던 전쟁터에서 그의 노래는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올 4월 수니파 과격단체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 전선이 야르무크를 점령했고, 아흐마드의 피아노는 불태워졌다. 아흐마드는 “그들이 이슬람은 음악은 죄악시한다는 걸 모르느냐며 피아노에 휘발유를 붓고 불태웠다”며 “피아노는 16년간 나와 함께했던 단짝이었기에 더 애통하다”고 밝혔다.
시리아에 더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아흐마드는 독일로 가기 위해 터키로 넘어갔다. “먹을 음식이 없어 고양이를 잡아먹었다”던 그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옷가지만 챙겨 길을 떠났다. 두 아이와 부인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안전한 곳에 두고, 아흐마드는 혼자 난민 신분이 됐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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