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내무부는 20일(현지시간) 실시한 조기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부부가 개표율 30% 상황에서 발표한 잠정 개표 결과에 따르면 시리자가 35.5%를 득표해 전체 300석 가운데 14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신민주당(28%, 75석), 황금새벽당(7.1%, 19석), 사회당(6.4%, 17석), 그리스공산당(5.5%, 15석), 포타미(4%, 10석), 독립그리스인당(3.7%, 10석), 중도연합(3.4%, 9석) 등의 순으로 8개 정당이 원내에 진출할 것으로 내무부는 내다봤다.
개표율 43% 기준으로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대표인 시리자는 35.53%를 득표해 신민당(28.04%)을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서 1위가 유력한 상황이다. 치프라스 전 총리는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드러나자 트위터에 "어려운 일과 투쟁의 길이 앞에 놓였다"며 채무경감 협상과 부패 척결 등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신민주당의 에반겔로스 메이마라키스 대표는 이날 개표율 20% 상황에서 패배가 유력해지자 "선거 결과는 시리자가 1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치프라스 전 총리에게 승리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도 이날 트위터에 "시리자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3차 구제금융 협약을 서둘러 이행할 것을 주문했다.
총선을 이틀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시리자와 신민주당의 예상 득표율은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10%에 가까운 부동층이 투표장에서 시리자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사들이 이날 실시한 출구조사에서도 시리자의 예상 득표율은 30~34%로 신민주당(28.5~32.%)을 앞섰다.
이에 따라 치프라스 전 총리는 지난달 20일 재신임을 받겠다며 내각 총사퇴를 결정한지 한 달 만에 다시 총리로 신임을 받게 됐다.
내무부의 전망대로 개표가 확정된다면 시리자(145석)와 독립그리스인당(10석)은 155석으로 전체 300석의 절반을 넘어 다시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 다만 지난 1월 25일 총선으로 출범한 시리자(149석)-독립그리스인당(13석) 연정보다 의석수는 7석 줄어든다.
치프라스 총리는 신민주당을 부패한 구정권으로 규정하고 연정 가능성을 배제했으며 독립그리스인당과 먼저 연정을 구성하겠다고 밝혀왔다. 아울러 그는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당과 중도 정당인 포타미와도 연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으나 중도 정당들은 독립그리스인당과 손잡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누가 승자가 되더라도 3차 구제금융 협약을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정책 공약이 차별되지 않았고 유권자들의 관심도 떨어졌다. 개표율 40% 기준으로 투표율은 55%에 그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1월 총선(63.6%)보다 크게 낮아졌다.
치프라스 전 총리는 긴축 반대를 공약해 집권한 지 7개월 만에 긴축을 수용한 3차 구제금융 협약을 체결했으며, 이에 반대한 시리자 내 급진파 의원들이 탈당해 연정이 붕괴했다.이에 그는 지난달 20일 조기총선으로 재신임을 받겠다며 내각 총사퇴를 결정해 그리스는 1월 총선과 7월 국민투표에 이어 8개월 만에 3차례 전국 단위의 투표를 치렀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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