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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의 느린 풍경] 코리안 드림

입력
2015.09.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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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 30℃ 가까운 기온에 어울리지 않게 다소 두꺼운 점퍼에 빨간 모자를 쓴 56명의 네팔인들이 한국 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목에는 대한민국정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발급한 노란 팻말을 차고 있다. 업체이름과 전화번호까지 있는 걸로 봐서 3년간 일하게 될 곳도 정해진 모양이다. 비행기와 직접 연결하는 시설도 없어 활주로 옆 계류장에서 트랩으로 오르는 장면에 50여 년 전 독일로 파견된 대한민국 광부 노동자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됐다.

6월 현재 일반고용허가제로 국내 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순수 외국인노동자는 15개국 출신 21만여 명, 주로 한국인이 기피하는 3D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기대와 두려움이 뒤섞인 그들의 눈에 비친 코리안 드림은 무슨 색깔일까? 트랩에 오를 무렵, 세차게 소나기가 퍼붓던 카트만두 하늘이 서서히 밝아지고 있었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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