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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 '어셈블리'의 아쉬운 퇴장

입력
2015.09.1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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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셈블리'는 배우 정재영의 TV드라마 첫 출연으로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KBS 방송화면 캡처
'어셈블리'는 배우 정재영의 TV드라마 첫 출연으로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KBS 방송화면 캡처

‘현대판 정도전’의 길은 험난했다. 여의도 정치를 전면으로 다루며 눈길을 모았던 KBS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가 17일 4.9%의 시청률로 20부작의 막을 내렸다.

지난 7월 첫 선을 보인 ‘어셈블리’는 여러모로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드라마였다.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대하사극 ‘정도전’을 집필한 정현민 작가의 작품이란 이유가 컸다. 10년 간 실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했던 정 작가의 이력도 ‘어셈블리’ 성공을 점치게 한 요인이었다. 영화배우 정재영의 첫 TV드라마 도전이라는 점과 송윤아, 박영규, 장현성 등 묵직한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로 구성된 출연진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러나 첫 회부터 4~5%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며 결국 히트 드라마의 영예를 안지 못했다.

‘어셈블리’는 불륜과 복수, 살인 등 막장 소재로 여느 드라마와 분명 차이가 있었다. 용접공에서 하루 아침에 국회에 입성한 진상필(정재영)의 진심이 담긴 정치와 신념은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진상필의 절절한 진심이 담긴 연설도 연일 화제였다. 신항만 유치와 관련한 공청회장에서의 “지역 이기주의에 앞장서는 영업사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입니다”란 대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 현장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을 단 하루도 우리의 지도자로 인정한 적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요”라고 한 연설은 투박하지만 진심이 담겨 있어 깊은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드라마 종영 후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게시판에 “정치 드라마를 싫어하던 40대 여성이지만 ‘어셈블리’만큼은 애정 있게 지켜봤다. 진상필이 국민의 답답한 속을 긁어줘 감사했다” “이런 명품 드라마라면 수신료가 아깝지 않다. 시즌2를 만들어달라” “마지막 회까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시청했다. 우리 정치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 등의 소감을 올리며 ‘어셈블리’의 마지막을 아쉬워했다. 시청률은 비록 높지 않았으나 그 어느 인기 드라마 못지 않게 갈채를 받은 퇴장이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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