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보법안 표결에 불쾌감 표시
중국은 일본의 안보관련법안 표결이 공교롭게도 84년 전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킨 날과 겹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며 사태의 추이에 우려를 표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우리는 일본 정부가 국내 및 국제 사회 정의의 목소리에 경청하고 역사에서 교훈을 얻길 바란다”며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면서 군사 안보 영역의 일은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일본의 신안보법안은 평화 헌법의 틀을 벗어난 것으로 일본이 다시 적극적으로 참전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며 “중국은 일본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만큼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군사적으로 강대한 나라를 만들고 발전을 통해서 일본을 추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일 동맹으로 중국을 억제하려는 시도에 대해 중국은 말이 필요 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홍콩 신보(信報)는 “일본 신안보법의 9ㆍ18 표결은 역사의 경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중국인들에게 9ㆍ18은 일본이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키며 대륙 침략을 본격화한 날이어서 민족적인 수치일로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9ㆍ18 역사박물관 등에선 9ㆍ18의 치욕을 잊지 않기 위한 행사들이 진행됐다.
한편 미국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안보법안 참의원 평화안전법제 특별위 통과에 대해 “미일동맹을 강화하고, 일본이 지역과 국제적인 안전보장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 맡게 됐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데이비드 쉬어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미리 제출한 서면 보고서를 통해 미일 협력 범위가 “평시의 해양 감시에서 폭넓은 우발 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정도까지 확대했다”고 증언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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