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이란 것은 환상이에요.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아요.
나는 여러분에게 개인적으로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보르헤스의 말’ 중
그는 자신을 군중이라고 소개했다.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 크고 조금 흐릿한 그는 웃을 때도 울 때도 늘 약간씩 눈치를 보았는데 화낼 때만은 거침이 없었다. 그가 내민 손을 거절한 날, 그는 윤곽만 남기고 완전히 투명해지더니 어느 때보다 커진 손을 들어 한 방에 나를 때려 눕혔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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