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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에서 만나는 예술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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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에서 만나는 예술의 향기

입력
2015.09.1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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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세계대나무박람회 일환으로

그림·사진 등 '藝鄕' 진수 보여 줘

손난이 작가의 사진 'SN001'
손난이 작가의 사진 'SN001'

“대나무의 정기, 대숲에 부는 바람, 댓잎의 속삭임과 향….”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가들이 죽향(竹鄕) 전남 담양에서 죽향(竹香)이 짙게 배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담양은 한국 문화의 전통과 선대 문인들의 숨결이 곳곳에 남아있는 예술과 문화의 향기가 넘치는 고장이다. 만남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아름다운 정자와 거기서 고즈넉하게 피어난 가사문학의 보고다. 문인적 절개와 강직, 대나무로 상징되는 문화향이 넓게 펼쳐져 있고 깊게 뿌리내려 오는 곳이다.

절개 있는 올곧음을 숙명으로 안고 태어난 대나무를 주제로 한 ‘2015담양 세계대나무박람회’가 17일부터 45일간 열린다. ‘대숲에서 찾는 녹색미래’를 주제로 대나무의 모든 것을 선보인다. 대다수 박람회가 그렇듯 이번에도 대나무의 탄생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대나무 제품과 미래 산업화 가능성을 가진 아이디어 상품들이 전시된다.

특히 예향(藝鄕)에서 열리는 박람회답게 담양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전시와 문화행사가 눈길을 끈다. 22일부터 28일까지 담양문화회관과 대나무박물관, 죽녹원 야외 무대에서 열리는‘제2회 한중문화예술제’는 양국 거장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죽향의 향(香)’을 주제로 그림과 사진, 행위예술, 악기연주 등으로 대나무의 절개와 향기를 전할 예정이다.

이들은 큰 자본을 들여 꾸민 웅장하고 고급스런 도시풍 전시장에 우아하게 격리시켜 모셔두고 멋을 잔뜩 낸 언어들로 포장해 둔 작품들을 관객들이 불편함과 난해함을 감수하고 즐기는 상투적인 상투적인 전시회를 배제했다. 고향, 대나무, 대밭, 댓잎향, 만남과 어울려놀기 등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꾸몄다.

이번 행사는 그림전, 사진전, 행위예술, 악기연주로 나뉜다. 담양문화회관 전시장에서 열리는 ‘죽림칠현전’은 양국의 작가 7명이 참여해 대나무의 곧고 강인한 절개를 표현한 작품이 선보인다. 우리나라 송필용 차규선 이재삼, 중국의 오적적 문호 양천 이도류 작가가 각각 2, 3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대나무박물관 ‘대나무 사진전’에는 라규채 손난이, 중국에서 활동 중인 헤지봉디니에, 곡유빈, 황정 등이 참여해 죽풍(竹風) 머무는 순간을 독특한 기법으로 포착한 작품을 선보인다.

22일과 26일 죽녹원 야외무대에서 펼쳐질 행위예술행사에는 두량 등 중국 예술가 5명과 광주출신 김광철이 참여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에너지 넘치는 생태환경의 현장을 연출한다. 행위예술과 함께 중국 대나무 악기 연주자 방금용이 비파와 대금 등 5개 악기로 ‘천년의 소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제2회 한중문화예술제 조동섭(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조직위 부위원장) 총감독은 “시골 어느 한 켠에 도시 최고의 예술품들이 외투를 벗어 던지고 등장한다면 사람들은 가장 순수한 호기심과 욕망으로 작품에 다가갈 것”이라며 “산업 위주의 박람회이지만 예향의 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한중문화예술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종구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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