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형태의 수업 진행 가능 "학습량 경감 효과 미미" 지적도
교육부의‘2015 교육과정 개정’의 골자는 핵심 개념 중심으로 한 학습량 경감,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 창의적 사고 과정 유도다. 구체적으로 수업현장에서 독서 활동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국어 과목에서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추진한다. 한 학기 동안 책을 한 권씩 읽은 뒤 이를 바탕으로 말하기ㆍ듣기ㆍ쓰기 등 활동을 수행해 실질적인 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사회과목 수업에서도 독서 활동을 장려하기로 했다. 가령 지구적 차원의 자원 분포와 소비 실태 등을 다룬 주제 도서 ‘힐더월드’를 읽고 파생 되는 질문을 만들어 친구들과 공유하도록 하는 식이다.
실생활에 기반한 토론 학습도 도입할 예정이다. 수학과목에서는 기존에 복잡한 수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던 것과 달리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사례를 토론 과제로 제시하기로 했다. 통계청 자료를 활용, 한국의 사회ㆍ자연환경ㆍ경제 등의 주제에 대해서도 실용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고교 과정에서 신설되는 ‘통합과학’에선 문ㆍ이과 학생들이 모두 쉽게 받아 들일 수 있는‘지속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도시 설계하기’등을 학습주제로 제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과다한 학습량을 진도 맞추기 식으로 가르치거나, 어려운 이론을 암기하게 하는 기존 방식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창의력과 융ㆍ복합적 사고력을 신장시키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습량을 줄여 확보된 시간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수업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개편의 취지는 대체적으로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지난 4일 교육부가 공개한 ‘2015 개정 교육과정 교과별 시안’을 분석한 결과, 각 과목별 학습량 경감 효과는 교육부의 기대에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량 감소로 확보된 시간은 오히려 입시대비용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높다. 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고등학교의 경우 수학은 전체 학습량의 5.3% 경감된 것에 불과하고 통합과학은 2,3학년이 배우던 내용이 1학년으로 내려와 오히려 학습부담이 커진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실제 학습부담을 결정할 2021학년도 수능과 대입 선발 방식이 정해질 때까지는 수업 현장을 변화시켜도 눈에 띄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예상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단원을 통합하거나 폐지하는 등 방법으로 전과목 합쳐 기존 학습량 대비 15% 가량 경감하는데 성공했다”며 “교육과정이 실제 적용될 때까지 교사 연수, 매뉴얼 배포 등을 통해 수업 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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