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역 10곳중 4곳이 비상상황시 시민 안전대책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9호선의 경우 출근 시간대 급행열차 혼잡도가 203%에 달해 ‘지옥철’이라는 별명을 실감케 했다.
17일 진선미ㆍ강창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서울시 등으로부터 제출 받은 ‘서울 지하철 비상대피시간 초과 역사 현황’ 등을 보면 276개역 중 109개역(39.5%)이 비상대피시간을 초과했다. 비상대피기준은 ‘승객이 4분 이내에 승강장을 벗어나고 6분 이내에 연기나 유독가스로부터 안전한 외부출입구를 벗어나도록 한다’고 국토교통부 지침에 규정돼 있다.
이중에서도 7호선 지하역사가 가장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39개역 가운데 71.8%인 28개 역이 비상대피시간을 초과했다. 다음으로 6호선도 사정이 좋지 않아 21개역(55.3%)이 기준을 지키지 못했고 5호선 또한 23개역(45.1%)이 기준을 초과했다. 대피시간이 기준을 넘는 가장 큰 원인은 ‘지하철 만차 시 혼잡’으로, 109개역 중 80개역(73.4%)이 해당됐다.
9호선의 경우 일부 시간 혼잡도가 200%를 넘었다. 9호선의 오전 7~9시 출근시간대 혼잡도는 일반열차 128.5%, 급행열차 203%로 조사됐고 염창~여의도 구간 급행열차 혼잡도는 218%에 달했다. 이는 9호선 전 구간 개통 시 필요한 차량은 198량으로 산출됐으나 현재 운행 중인 차량은 144량으로 54량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진 의원은 “서울 지하철은 하루 5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만큼 신규 역사 건설 때는 비상대피기준에 맞게 설계하고 기존 역도 특별피난계단을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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