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3할 타율 욕심은 있죠. 그런데 자꾸 이 얘기만 나오면 타율이 떨어져서…."
롯데 정훈(28)은 머리를 긁적였다. 9월 팀 상승세와 함께 타격 감이 올라온 그는 3할 타율 언저리에서 왔다 갔다 했다. 마음 같아서는 3할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싶지만 언저리에 있으니 여간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정훈은 지난해 경험을 교훈 삼아 후반기에 좋은 타격을 하고 있다. 주전 자리를 꿰찬 첫 해 전반기 타율 0.301를 기록했지만 후반기 타율은 0.282에 그쳤다. 결국 시즌 타율 0.294로 마쳤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에는 전반기 타율 0.277에서 후반기 타율 0.335로 반전을 이뤘다. 16일 현재 시즌 타율은 딱 0.300이다. 그는 "풀타임 경험을 하고 나니까 내성이 생겼다"면서 "비슷비슷하긴 하지만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이 나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롯데는 5강 싸움에서 한발 앞서있지만 경쟁 팀들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매 경기 긴장의 연속이다. 정훈은 "지금 다른 것들을 신경 쓸 여유가 없다. 무엇보다 5위만 했으면 좋겠다"고 '팀 퍼스트'를 강조했다. 이어 "5위라는 확실한 동기 부여가 생겼으니까 한 타석, 한 타석 더욱 집중도 잘 되고 팀도 뭉치는 것 같다. 이런 점들이 좋은 결과를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 시즌 타격보다 수비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실책은 16개로 리그에서 네 번째로 많고, 2루수 중에는 최다 기록이다. 정훈은 "올 시즌 시작 전 지난해 기록을 모두 넘겨보자고 했는데 안타만 제외하고 뜻대로 됐다. 심지어 실책도 넘겼다"며 웃음 섞인 농담으로 자책했다. 그나마 최근 수비는 눈에 띄게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훈은 "난 하루살이"라며 "어느 타순이든,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이 멈췄든 개의치 않는다. 단순히 안타를 많이 친 날은 잘한 날이고 못 치면 못한 날이다. 하루만 보고 살뿐이다. 지금은 그냥 5위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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