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소프트웨어(앱)인 윙크(wingK) 이용자들은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리면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윙크가 자동 작동하며 스마트폰 화면에 교보문고 회원 등급, 적립 포인트, 이용 가능한 할인 쿠폰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표시됩니다. SK텔레콤과 함께 제공하는 위치기반 서비스인 비컨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비컨은 가까운 거리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무선 통신 기술입니다. 근거리 무선통신인 블루투스와 유사한 데 전력을 적게 소비해서 저전력블루투스(BLE)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비컨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확인시스템(GPS)보다 더 정교한 위치를 제공하는 점이 장점입니다. GPS가 대략 어느 건물 주변에 있다는 정도만 알려주는데 비해 비컨은 BLE 기술을 이용해 10cm 거리까지 측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관련 전파가 벽이나 물체도 통과하기 때문에 정교한 위치를 찾아낼 수 있지요. 다만 그만큼 원치 않는 정보도 쏟아져 들어올 수 있어서 경우에 따라 불편할 수 있습니다.
비컨을 처음 상업적으로 활용한 기업은 애플입니다. 애플은 2년 전 비컨 서비스인 ‘아이비컨’을 내놓았습니다. 이용자 위치를 파악한 뒤 기호에 맞는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를 한 단계 향상시킨 하이브리드 비컨 기술은 국내업체 얍이 개발했습니다. 고주파 신호를 이용해 이용자가 실제 매장 안에 들어서는지 확인한 뒤 비컨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합니다. 그저 스쳐 지나가기만 할 뿐인데도 매장에 들어오는 것으로 인식하는 기존 비컨보다 한 단계 진보한 기술입니다.
비컨은 비단 업체들의 상술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서울 명동성당은 미사 앱을 설치한 신도들이 들어서면 미사 일정이나 성당 역사 등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KT는 청학동 마을에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비컨을 설치해뒀습니다. 이렇듯 비컨은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 들고 있습니다.
다만 비컨의 지나친 난무는 오히려 디지털 피로증을 불러 옵니다. 지나친 정보의 홍수도 대량 광고메일(스팸) 못지 않게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개인의 구매 정보 활용에 대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지난해 비컨 서비스를 도입했다가 이용자들의 반발로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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