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광주에서 한 남자가 결함 차량을 환불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리스한 '벤츠S63AMG'차량을 골프채로 부쉈다.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중대한 결함이 있는 새 차를 교환 또는 환불해 주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기존에는 결함이 있더라도 제조사가 꼭 교환을 해줄 필요가 없었다.
최근 결함이 있는 차량의 교환 문제가 발단이 됐다. 광주광역시에서 지난 11일 벤츠S63AMG를 리스해 쓰던 사람이 주행 중 세 번이나 시동이 꺼졌는데도 차량을 교환해주지 않는다며 차량을 골프채로 때려 부수는 사건이 일어난 것. 이 사건과 같은 벤츠 차량 소유자들이 모인 동호회 소속 회원 10여 명도 같은 문제를 호소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국토교통부는 아직 결함 신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현재 소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 따라 결함 차량의 교환, 환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고시는 권고사항에 불과하다. 때문에 소비자는 중대한 결함이 자주 발생하는 차량이라도 사고의 위험을 감수한 채 계속 운행할 수 밖에 없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결함 차량 교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마련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심재철 의원은 자동차관리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안에 따르면 자동차 제작·판매자는 차량 인도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중대한 결함이 2차례 이상 발생하거나 1년 이내에 중대한 결함과 관련한 수리를 30일 이상 초과한 차량에 대해 무조건 교환 또는 환불을 해야한다.
심재철 의원의 발의안에 대해 국회입법조사처는 "리콜 제도의 범위 확대와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의 법적 구속력을 확보, 두 가지 사항의 역할 분담과 연계를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에서도 중대한 하자가 2회 이상 발생하면 차량 인도일에 관계없이 교환·환불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용석 국토부 자동차기획단장도 16일 "자동차관리법만으로 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자동차산업과 소비자 모두 부작용이 없도록 균형을 찾아 연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이 같은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에 대해 비용 부담을 우려하며 난색을 표했다.
조기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홍보실장은 "현행 소비자분쟁 해결 기준으로 충분하다.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피해구제 신청 절차도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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