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실험장엔 특별한 징후 없어
북한이 15일 “영변 핵 시설의 정상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영변의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변은 5MW 흑연감속로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곳이다.
결론적으로 북한이 최근 수년간 영변 핵 시설 가동을 중단한 적이 없다는 게 군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이미 작동하고 있는 시설에 대해 ‘정상가동’ 운운하는 것 자체가 북한의 허세전략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2007년 폐쇄ㆍ봉인한 영변 핵 시설을 재가동한 사실이 구체적 증거를 통해 최초로 확인된 것은 2013년 6월이다. 당시 영변 상공에서 핵 시설을 가동할 때 공기 중에 방출되는 제논 등 방사성 물질이 3차례 검출됐다.(본보 2013년 8월 13일자 1면) 합참 정보본부 관계자는 “북한은 2008년 6월 영변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쇼를 벌였지만 공기가 아닌 인근 구룡천의 물로 냉각하는 ‘수냉식’으로 바꿔 핵 시설을 계속 가동해왔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 영변 핵 시설의 전력망과 부대시설을 현대화하는 작업도 꾸준히 벌여왔다. 5MW 원자로를 온전히 가동하면 매년 약 6㎏의 플루토늄을 확보해 핵무기 1개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이 3차례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40㎏ 정도의 플루토늄을 계속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핵 연료를 만들 수 있는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도 영변에 설치한 정황이 드러났다. 영변에서는 플루토늄 방식과 우라늄 방식의 핵무기를 모두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7일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를 갖춘 것으로 보이는 건물이 두 배로 커졌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이 이날 “핵뢰성으로 대답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핵실험을 시사하면서 과거 3차례 핵실험을 했던 풍계리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풍계리에는 4차 핵실험과 관련해 특별한 징후가 없다”고 말했다. 갱도 주변에서 움직임이 활발했던 지난해와 다르다는 것이다. 조보근 합참 정보본부장은 11일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핵실험 징후는 최소 한달 전에 파악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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