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울산관광산업 발전의 핵심, 반드시 추진해야”
반대 “경제성 없고 혈세낭비, 청정 자연환경만 훼손”
설악산과 지리산을 중심으로 전국 주요 산지의 케이블카 설치 움직임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를 놓고 울산시ㆍ울주군 및 불교계 등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립기관이 나서 찬반 논리의 핵심인 이 시설에 대한 ‘경제성’을 객관적으로 조사하는 등 갈등해결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불교계와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신불산 케이블카 반대운동은 최근 조계종 중앙종회가 가세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지난 8일 제203차 임시회에서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사업 중단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조계종 환경위원회가 아닌 중앙종회가 결의문을 채택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는 케이블카로 인한 환경훼손 등을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앙종회는 결의문에서 “울산시와 울주군이 보호지역을 파괴하는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환경파괴를 부르고 시민의 예산을 낭비하는 무분별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또 “영축산과 통도사 일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만큼 케이블카 건설 사업은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종교적 성지를 무분별하게 훼손하는 개발행위”라고 비난했다.
중앙종회는 “이 사업은 자연환경 파괴를 이유로 이미 지난 10년간 두 차례나 반려된 사안으로 혈세 600억원이 투입되는 공공개발사업인데도 입지 적합성이나 경제적 타당성 등 어떤 사안도 공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통도사 스님 및 환경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신불산케이블카설치반대 대책위원회도 지난달 22일 울주군 간월산장 주차장에서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산행 캠페인’을 벌였다.
대책위는 “정부와 지자체는 적자투성이인 케이블카 사례를 신불산에서 재현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시민 세금을 낭비하고 낙동정맥을 파괴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산행 후 간월재에서 산상 법회를 가진 후 ‘지역 경제 도움 안 되는 케이블카 NO’라는 구호 등을 외치며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찬성론자들은 지난 1일부터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100만명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설치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이날 울산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발대식에는 울산상의를 비롯해 시ㆍ구ㆍ군의회, 울산관광협회, 대안노인회울산연합회 등 150개 단체와 시민 등 1,000명이 참석해 4대 결의문을 낭독하고 “신불산 케이블카는 울산 관광산업 발전의 핵심으로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범시민 분위기 확산에 주력하고, 울산의 3대 주력산업들이 위기에 처한 가운데 미래 먹거리 창출 차원에서 관광 인프라 구축이 절실한 점을 적극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불산 케이블카의 안전성과 경제성은 물론 교통약자와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와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환경훼손 범위가 중간지주를 설치하는 100㎡ 정도에 그친다는 점도 집중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범시민추진위는 15일 오후 2시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케이블카 설치 촉구 캠페인 및 서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여부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돼 향후 울산시와 울주군의 대처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도사 주지 영배스님은 “충분한 경제성을 갖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한편 신불산 케이블카는 침체된 주력산업 등 지역경제난 해소와 역사유적 및 천혜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관광인프라를 구축을 위해 필요성은 오래 전 제기됐으나 2013년 울산시가 공공개발을 결정하면서 활로를 찾았다.
시와 울주군은 상북면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서북쪽으로 2.46㎞ 구간에 상ㆍ하부 정류장과 주차장을 설치하기로 했으나 낙동강유역환경청과의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지지부진하면서 당초 올해 상반기 완료예정이던 환경영향평가 용역과 기본설계 용역이 연말까지 연기됐으며, 내년 착공과 2017년 준공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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