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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고척돔 ②] '흉물 아닌 명물' 위해 풀어야 할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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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고척돔 ②] '흉물 아닌 명물' 위해 풀어야 할 숙제는

입력
2015.09.1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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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척돔. /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15일 베일을 벗은 고척스카이돔은 7년의 공사 기간, 2,0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된 만큼 외관은 그럴 듯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구장의 주인은 8년 목동 시대를 마감할 넥센 히어로즈로 결정된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진척된 내용이 없다. 고척돔은 당초 2008년 철거된 동대문야구장의 대체 구장으로 건립이 추진됐다. 그 해 4월 하프돔으로 설계해 착공에 들어갔으나 2009년 4월 풀돔으로 전면 수정했다. 때문에 공사비도 최초 530억원에서 총 8차례 수정 설계 끝에 무려 2,000억원가량이나 들어갔다.

서울시는 돔구장 연간 유지비가 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자 넥센에 홈 구장을 반강제적으로 떠넘겼다. 넥센은 목동구장보다 2배 이상의 출혈을 감수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목동구장에선 일일 대관 형태로 사용해 야구장 사용료와 사무실 임대료, 입장 수입의 10%, 야구장 광고수입의 일부 명목으로 연 40억원을 서울시에 지불해 왔다.

서울시는 돔구장의 냉ㆍ난방 관리비용이 훨씬 더 드는 가운데 돔구장의 희소성이 있어 광고ㆍ관중 수입이 증가할 테니 사용료를 더 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넥센 구단은 "야구장 광고는 포화 상태이며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척돔으로 이전하면 오히려 관중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맞서고 있다.

넥센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구단이다. 2008년 창단 초기 "선수를 팔아 연명한다"는 비난을 감수해가면서 전 직원과 선수들의 노력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연간 4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다. 돔구장 이전으로 보전은 받지 못할 망정 손실이 늘어난다면 야구단 존립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넥센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돔구장 운영권이라도 줘야 하는데, 서울시는 위탁 운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목동구장처럼 홈 경기가 있는 날만 일일대관 형식으로 고척돔을 사용해야 한다. 경기가 없는 날은 서울시가 수익 사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홈 팀의 당연한 권리인 광고권 역시 내년부터 2년간만 한시적으로 구단에 주기로 했다. 넥센 관계자는 "야구 시즌인 3월부터 11월까지라도 광고권과 운영권을 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고척돔은 입지 면에서 야구팬들에게도 그리 달갑지 않은 환경이다. 경인로와 서부간선도로 등이 연결되는 악명 높은 상습정체구간에 지어졌다. 주차 공간도 충분치 않아 500대 정도의 차량만이 내부로 진입할 수 있다. VIP와 고위 관계자들 위주로 사용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도보로도 현재 동쪽 출구만 있는 지하철 1호선 구일역에서 고척돔까지 성인 기준 10분이 넘게 걸린다. 아울러 김포공항 지척이어서 비행기 소음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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