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셋값이 2009년 3월부터 6년 6개월째 오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절반이 3억5,000만원을 넘었다. 초저금리에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전셋집 구하기는 더 어렵게 됐다.
15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의 중위 전세가격은 2억70만원으로 전월(1억9,903만원)보다 0.8%, 지난해 같은 달(1억7,666만원)보다 13.6% 올랐다. 중위 전세가격은 주택의 전세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딱 중간에 위치하는 가격인데, 고가주택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평균가격보다는 대체로 낮다.
서울 전체의 중위 전셋값은 지난달 3억5,092만원으로 전월(3억4,660만원)보다 1.2%, 지난해 8월(2억9,513만원)보다 18.9% 뛰었다. 2년 전(2억6,424만원)보다는 약 9,000, 32.8% 오른 가격이다.
이는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 세입자가 대출에 의존하지 않고 재계약을 하려면 평균치로 따질 때 지출분을 제외한 한 해 순수입이 최소 4,500만원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주요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 11개구(한강 남쪽 서울)가 가장 비싸고 상승폭도 가팔랐다. 강남 11개구는 지난 7월(4억335만원)에 처음 4억원을 넘은 데 이어 8월에는 4억916만원으로 전월보다 1.4%, 작년 8월(3억3,726만원)보다 21.3% 치솟았다.
강북 14개구도 강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달 2억8,151만원으로 전월(2억7,896만원)보다 0.9%, 지난해 8월(2억4,492만원)보다 14.9% 올랐다.
상승률로는 인천이 8월에 전월보다 1.4%,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9% 올라 강남 11개구 다음으로 높았다. 수도권(서울ㆍ인천ㆍ경기)은 2억5,749만원으로 전월보다 1.1%, 작년 8월보다 16.7% 상승했다.
전세가격 강세는 전세의 월세 전환이 초저금리 상황과 맞물려 가속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에서는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강남 4구에서 잇따라 추진된 재건축 사업이 전셋값 급등과 전세난 심화를 불러왔다.
국민은행이 조사한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세계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3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까지 78개월째 올랐다. 이 기간 전국의 오름폭은 62.9%였고 대구가 81.7%로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66.1%)에선 송파(88.6%), 서초(84.1%), 광진(77.9%)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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