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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 신흥국 중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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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 신흥국 중 1위

입력
2015.09.1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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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 신흥국 중 1위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80%를 넘었다. 주요 신흥국 중 가장 심각한 상태다. 15일 국제결제은행(BIS)는 선진 12개국과 신흥 14개국의 가계와 정부, 기업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계간보고서에 게재했다.

한국의 가계 부채, 신흥국 1위

한국의 가계부채(소규모 자영업자 부채 포함)는 작년 말 현재 GDP 대비 84%로 신흥국 평균(30%)의 2.5배에 달했다.

조사대상 신흥국 가운데 한국에 비해 이 비율이 높은 나라는 없다. 신흥국 중에는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각각 69%, 홍콩이 66%, 싱가포르가 61%로 한국 다음으로 높았다.

남아공(37%), 중국(36%)은 30%대에 머물렀고 브라질(25%), 터키(21%), 러시아(20%)는 평균 이하였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 부채비율은 선진국 평균(73%)보다 높다. 이탈리아(43%), 독일(54%), 프랑스(56%), 유로존(61%), 일본(66%), 스페인(71%), 미국(78%)은 한국보다 낮았다.

한국보다 높은 곳은 스위스(120%), 호주(119%), 캐나다(93%) 정도였다. 영국(87%)과 스웨덴(83%)은 한국과 비슷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지난 2007년 말에 비하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7년 만에 1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신흥국들의 평균 상승폭(10%포인트) 보다 높다. 선진국 평균 상승폭은 -7%포인트다.

신흥국 중에서는 태국이 25%포인트 급등했고 싱가포르(22%포인트), 중국(17%포인트), 말레이시아(15%포인트), 홍콩(14%포인트)도 한국보다 상승 폭이 컸다.

반면, 남아공(-4%포인트)이나 인도(-1%포인트)는 오히려 감소했고 멕시코(1%포인트)나 아르헨티나(2%포인트), 인도네시아(6%포인트)도 미미했다.

또 한국에서는 소규모 자영업자의 대출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BIS 기준에서 소규모 자영업자를 제외한 순수 가계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작년 말 현재 73%로 2007년 말(63.8%)에 비해 9.2%P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 핵심부채비율 상승폭 신흥국 2위

한국은 정부 핵심부채의 GDP 대비 비율이 작년 말 현재 38%로, 2007년 말에 비해 14%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에 국고채 발행 잔액이 211조원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이다. 신흥국 가운데 남아공(23%포인트)을 제외하고는 상승폭이 가장 컸다.

핵심(Core) 부채란 채권 발행액, 예금으로 받은 금액, 대출받은 금액만 해당하는 것이다. 공사대금 등과 같이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할 수 있는 기타 부채 항목이 배제돼 있어 국가별 비교시 정확성이 높아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정부 핵심 부채는 국고채가 대부분이고 예금으로는 국민주택기금 등이 있다. 대출은 회기 중에 한국은행에서 빌렸다가 연말이 되기 전에 갚기 때문에 양곡회계 외에는 거의 없다.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들의 GDP 대비 부채 비율 상승폭은 평균 4%포인트에 불과했다. 말레이시아와 멕시코, 싱가포르는 13%포인트로 한국보다 조금 작았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터키는 8%포인트 하락했다.

선진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평균 4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스페인(74%포인트)과 일본(72%포인트), 영국(61%포인트)이 높은 편이었다. 미국도 39%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부채비율 GDP 대비 105%…총 부채비율 228%

한국의 비금융 부문 기업 부채는 GDP 규모를 넘어섰다. GDP 대비 비율이 2007년 말에 91%였던 것이 작년 말 105%로 뛰었다.

한국의 기업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신흥국중에서 홍콩(217%)과 중국(157%) 다음으로 높았다. 신흥국 평균(94%)과 선진국 평균(81%) 보다도 높다. 선진국 중에 기업 부채비율이 100%가 넘는 곳은 스웨덴(165%), 프랑스(124%), 스페인(111%), 캐나다(104%), 유로존(103%) 등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이 비율 상승 폭은 신흥국 평균(35%포인트)보다 작았지만 선진국 평균(1%포인트) 보다는 컸다.

가계와 기업, 국가 부채를 모두 합한 총 부채의 GDP 대비 비율로는 한국이 228%로 신흥국 중에서는 홍콩(287%), 싱가포르(242%), 중국(235%) 다음으로 높았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독일(191%)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았다.

금융위기 이후 총부채 상승폭은 한국이 40%포인트로, 신흥국에서는 역시 홍콩(103%포인트), 중국(82%포인트), 싱가포르(59%포인트) 다음으로 높았지만 선진국에서는 독일(10%포인트), 미국(21%포인트)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낮은 편이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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