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2015-2016 프로농구는 시즌 초반부터 국가대표 차출과 불법 도박으로 인한 출전 보류라는 중대 변수를 만났다. 10개 팀은 주축 선수가 빠진 가운데 '플랜 B'로 개막 2연전을 치렀다. 지난 주말 2연전을 통해 드러난 결과는 역시 대체 자원이 풍부한 팀은 순항한 반면 에이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팀은 흔들렸다.
뚜껑을 연 결과 고양 오리온과 인천 전자랜드가 2연승을 달렸다. 오리온은 2012년 1순위 출신 빅맨 장재석(203㎝) 없이 단신 라인업으로 뛰었지만 화끈한 공격 농구로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뽐냈다. 2경기에서 올린 득점은 186점에 달한다. 특히 13일 동부전에서는 100득점 경기를 했다. 최장수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가 평균 29.5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허일영과 문태종이 각각 평균 리바운드 8개, 7.5개를 잡았다.
스타 플레이어가 없는 전자랜드는 특유의 조직력으로 신바람을 냈다. 대표팀 차출 선수가 없고, 불법 도박으로 빠진 함준후는 팀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아 비시즌 동안 구상했던 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또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물음표로 남아 있던 안드레 스미스가 언제 아팠냐는 듯 2경기에서 평균 22.5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국가대표 야전사령관이 빠진 울산 모비스와 서울 SK는 기복이 있었다. 양동근이 없는 모비스는 12일 공식 개막전에서 원주 동부에 66-77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이튿날 SK를 87-58로 완파하고 분위기를 살렸다. 그래도 양동근의 공백은 커 보였다. 함지훈은 "(양)동근이 형은 코트에 있는 자체만으로 믿음이 가는 선수라 접전 때 많이 의지했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양동근의 대체자 김종근에게 "(코트에서) 주인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K 역시 불법 도박 혐의로 대표팀에서 낙마한 김선형의 부재를 체감했다. SK는 팀 전력 자체가 혼혈 선수와 외국인 선수 위주라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포인트가드가 필요하다. 문경은 SK 감독은 개막 전 "김선형이 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 지금 코트를 휘젓고 다닐 선수가 없다"고 걱정했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제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가드 2명 박찬희와 이정현은 태극마크를 달았고, 간판 센터 오세근과 슈터 전성현은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를 비웠다. 그나마 김선형 대신 양희종이 대표팀에 갈 뻔했지만 '선수가 없다'는 구단의 간곡한 부탁으로 다행히 팀에 잔류했다. 그러나 주전급 4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너무나 큰 구멍은 어쩔 도리가 없었고 결국 2연패를 당했다.
이밖에 전주 KCC(하승진 부상ㆍ김태술 대표팀)와 창원 LG(김종규 대표팀ㆍ유병훈 불법 도박), 원주 동부(윤호영 부상), 서울 삼성(문태영 대표팀) 등은 1승1패로 개막 2연전을 절반의 성공으로 마쳤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