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를 만들어 학교에서 가르치면 좋지. 젊은 사람들이 역사 문제에 관심 가지고 일어나야 해. 또 다시 안 당하려면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87) 할머니는 14일 경기 광주 소재 ‘나눔의 집’에서 가진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이끌어야 할 미래세대가 정규교육과정에서 위안부 문제를 공부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여성가족부가 이달 중 초중고 학생 별 교재를 발간하는 것에 대한 언급이다. 고등학생의 경우 현재 한국사 교과서에 나오는 위안부 관련 내용은 출판사별로 2줄에서 많게는 1쪽에 불과하다.
강 할머니는 “지금도 생각만하면 눈물이 나는 이야기를 어렵게 말하는 것은 후세가 내가 당한 걸 겪게 될 까봐 두렵기 때문”이라며 “우리 역사 문제를 우리가 제일 꼼꼼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상주 출신인 강 할머니는 16살 때 일본군 순사에게 강제로 끌려 가 중국 목단강 등지에서 위안부 생활을 하며 고초를 겪었다. 2000년 국내로 귀국해 현재는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강 할머니는 최근 위안부 피해자들의 세상을 떠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할머니는 “산책 나갈 때마다 죽은 사람들이 생각 나 몰래 운다. 나도 겪었지만 인간이 못 할 짓을 당한 그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속상해 했다. 현재 피해자로 등록된 238명 가운데 생존해 있는 할머니는 47명뿐이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국내적으로는 학교 교육을 더 강화하고, 국제적으로는 위안부 기림비를 추가해나가는 등 관심을 환기시켜 일본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