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마포고등학교는 입시 명문이자 각종 스포츠클럽을 인근 학군에서 가장 왕성하게 운영하는 학교다. 유망주 이덕희(17)가 소속된 테니스는 마포고 ‘교기(校技)’와도 같은 엘리트 스포츠이며 축구와 농구는 생활체육으로 학생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교사들은 사회인야구에 몸담고 있을 정도로 건전한 여가 스포츠가 생활의 일부이자 배움의 일부로 자리잡은 학교다.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생활체육은 축구다. 매주 토요일 낮 12시부터 마포고 운동장은 북적거린다. 이 곳의 토요스포츠클럽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ㆍ교육부ㆍ국민생활체육회가 주관하는 ‘신나는 주말생활체육학교’와 연계해 문을 열었는데 불과 1년 만에 서울시대회 강서ㆍ양천구 리그에서 준우승을 할 만큼 동호인 이상의 기량으로 일취월장하고 있다. 체육대학 지망생인 한수종군과 김강욱군(이상 3년)은 이 팀의 주전 선수로 활약 중이다. 공식 축구 수업은 토요일 약 2시간뿐이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평일 정규수업 종료 후 야간자율학습까지 잠시 남는 짬마저 이용할 정도로 축구에 푹 빠져 있다. 주장을 맡고 있는 한 군은 “굳이 다른 운동을 하지 않아도 체력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군은 “단체 운동이다 보니 단합심이 생기고,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어 정서적ㆍ사교적으로도 좋은 종목”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장비가 필요 없는 축구는 국내 대표적인 동호인 스포츠다. 축구공 한 개만 있으면 되지만 사회인리그에서는 구장 섭외의 어려움이 있는 반면 학교의 장점은 드넓은 운동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한경석(50) 감독은 “마포고 학생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대단하다”면서 “휴대폰 단체 채팅방까지 만들어 여러 가지 기술적인 질문을 하기도 한다”면서 “학생들이 원하면 토요일이 아니더라도 기꺼이 나가 원포인트 레슨을 해 주며, 그럴 때마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학생스포츠, 생활체육인 만큼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땀 흘린 뒤 물 을 나눠 마시며 서로가 몰랐던 부분을 알아가는 과정이 흐뭇하다”면서 “이해심과 배려심이 자연스럽게 배양되는, 고교생들에게 가장 알맞은 스포츠”라고 소개했다. 때문에 기본적인 룰과 함께 패스, 드리블, 슈팅 등 간단한 기술 정도만 숙지하면 대회가 제법 진지해지기도 한다. 덕분에 마포고 토요스포츠클럽 축구팀은 최근 23개 팀이 출전한 강서ㆍ양천구 리그 결승까지 올랐다. 광영고에 1-2로 패했지만 단기간에 급성장한 스포츠 ‘강교’(强校)로 꼽힌다.
테니스 이덕희의 담임을 맡고 있는 주석준(41) 교사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신념으로 엘리트와 생활체육을 가리지 않고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운동을 권장하고 배려하는 학교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공동기획:국민생활체육회-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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