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영애씨' 합류 김산호
파혼 후 전 남친이 되니 반응이 더 뜨겁다. 다른 남자를 좋아하는 옛 여자친구 영애(김현숙)를 보는 절절한 눈빛에서 한때 “못생긴 여친”이라며 깐죽대던 싼초(극중 산호의 별명)는 사라진 지 오래다.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14’(이하 ‘영애씨’)의 김산호(34)는 최근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극중 연기자들이 나이가 들면서 산호 역시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2009년 시즌6부터 합류해 내리 4년을 ‘영애의 남자’로 살았다. “현숙 누나는 여배우 중 가장 많은 스킨십을 한 사이”란 농담에도 일리가 있다. 2년 만에 다시 등장한 전 남친에 시청자들은 뜨겁게 호응했다. 전 직장동료를 만나 “영애는 잘 지내죠?”라며 안부를 묻고, 우연히 만난 영애에게 “보고 싶었어, 난 너” 같은 여심을 흔드는 대사에 ‘산호의 분량을 늘려달라’는 글이 시청자게시판에 쇄도했다. 김산호는 “전 시즌들에서 영애에게 까불기만 하다 파혼 이후 진중하게 변한 모습을 애잔하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 9년 차. ‘그리스’ ‘쓰릴미’ ‘그날들’ 등에서 내공을 쌓은 뮤지컬 배우로 더 알려진 그에게 ‘영애씨’는 어느새 대표작이 됐다. 한때는 영애씨가 연기 변신에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닌지 고민한 것도 사실이다. 장난만 일삼는 철없는 남자친구의 이미지가 굳어질까 봐서다. “영애씨 출연 이후 비슷한 시트콤 섭외만 들어왔고 정극 오디션에선 자주 고배를 마셨죠.”
그런데도 김산호에게 ‘영애씨’는 “포기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 그는 “캐릭터는 같지만 한 배우와 그의 연기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시즌제의 매력이 엄청나다”고 했다.
‘영애씨’의 영향일까. 그는 “실제 연애도 장난치고 밥도 아무거나 먹으며 편하게 하는 편"이라며 “너무 친구같이 굴어 여성분들이 싫어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대표작 ‘영애씨’가 이제는 인생작이 됐다는 그는 “종영한 지 10년도 지난 미국 시즌제 시트콤 ‘프렌즈’를 여전히 사람들이 그리워하듯 영애씨도 그런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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