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두산은 참 안 풀리고 하늘도 돕지 않았던 8일을 보냈다. 지난 5~6일 한화전, 8~9일 넥센전을 내리 패하며 3위에서 4위로 내려 앉았다. 또 10일 KIA에 3-5로 패해 이번 시즌 최다 5연패에 빠졌다.
연패 탈출을 노리던 두산은 하늘마저 외면하며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11일 경기 6-0으로 앞선 3회초 KIA 공격 때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그리고 12일 최하위 kt전에서는 리그 2호 트리플 플레이(삼중살)를 당하고 병살타만 5차례나 치는 최악의 플레이를 하며 6연패를 당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3일 잠실 kt전에 앞서 "그렇게 진 경기는 처음"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이어 전날 사직 롯데-한화전에서 롯데가 구단 직원이 총 출동해 그라운드에 고인 빗물을 빼내는 작업 끝에 승리를 거둔 것을 부러워하면서 "비가 그치면 물을 어떻게든 뺄 수 있는데 우리 때는 계속 내렸다. 하늘이 안 도와준 거다"라고 곱씹었다.
김 감독은 "연패를 끊는 가장 좋은 그림은 에이스가 완봉이나 완투를 하는 것"이라며 이날 선발 장원준에게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출발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1회초부터 실책 2개를 범하며 손쉽게 선취점을 내줬다. 공격에서는 0-1로 뒤진 1회말 무사 1ㆍ2루, 2-2로 균형을 맞춘 7회말 무사 1ㆍ2루에서 민병헌과 오재원이 보내기 번트를 실패했다. 전날 삼중살 악몽 역시 번트 실패로 나온 결과였다.
경기 분위기를 kt로 넘겨줄 뻔한 상황에서 팀을 구한 건 베테랑 홍성흔이었다. 홍성흔은 7회 아웃카운트만 1개 늘어난 1사 1, 2루에서 7번 오재일 자리에 대타로 나가 왼손 투수 홍성용을 상대로 1타점 좌중간 결승타를 날렸다.
최근 타격 부진과 전날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던 그였지만 이 한 방으로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자신의 임무를 다한 홍성흔은 대주자 장민석과 교체됐다. 두산은 계속된 1사 1ㆍ3루 기회에서 박건우의 좌전 안타로 1점을 추가했다.
두산 외국인 투수 니퍼트는 7회부터 나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데뷔 후 첫 구원승을 올렸다. 9회부터 올라온 마무리 이현승은 김사연에게 솔로 홈런을 맞긴 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14세이브째를 수확했다. 이렇게 두산은 kt를 4-3으로 꺾고 6연패에서 힘겹게 벗어났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연패가 길어지면서 선수들이 많은 부담을 가졌던 것 같다. 이번 승리를 기점으로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소감을 밝혔다. 니퍼트는 "지난번 등판했을 때까지 감각이 떨어져 안 좋았는데 지금은 적응이 된 상황이다. 앞으로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성흔은 "올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포스트시즌도 남아 있고 정규시즌 3위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참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7회말 대타 결승타를 친 두산 홍성흔.
잠실=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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