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안방극장이 엄마로 시작해 딸로 끝난다.
각종 자극적인 소재가 난무하는 요즘,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주말만은 유독 엄마와 딸 등 가족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많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제목부터 엄마와 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KBS2 '부탁해요 엄마'부터 MBC '엄마', '내 딸 금사월' 등 스토리 주 내용 뿐 아니라 엄마와 딸이 아예 제목에 드러나있다.
시간대를 살펴보면 더욱 흥미롭다.
오후 7시 55분에 시작하는 KBS 2 '부탁해요 엄마'가 끝나면 오후 8시 45분 MBC '엄마'가 시작한다. 이어 10시에는 MBC '내 딸 금사월'이 바통을 이어받아 '모녀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마음만 먹으면 엄마로 시작해 딸로 끝나는 '모녀 시리즈' 대장정을 세 시간여 동안 쉼없이 즐길 수 있다.
평균 시청률 20%대 이상을 자랑하며 주말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는 KBS2 '부탁해요 엄마'는 세상에 다시없는 앙숙 모녀를 통해 징글징글하면서도 짠한 모녀간 애증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유진의 출산 후 복귀작으로도 화제를 모은 이 드라마는 엄마 역 고두심과 딸 유진의 줄다리기가 주요 스토리 라인이다. 때론 철천지 원수처럼 지내다가도 곧 속마음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이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사고 있다.
제목부터 심플한 MBC '엄마'는 홀로 자식들을 키우며 희생한 엄마와 어떻게든 유산은 받겠다는 괘씸한 자식들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오경훈 감독은 처음엔 엄마 앞에 각종 수식어를 붙였다 떼었다 했지만 결국 부르기 쉽고 간단하게 '엄마'라고 지었다며 제목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인기드라마 '왔다 장보리'를 만들었던 김순옥 작가와 백호민 PD가 재회한 작품 MBC '내 딸 금사월'은 빠른 스토리 전개가 특징이다. 지난 12일 방송에서 엄마 전인화는 손창민을 향한 복수를 결심하는 순간부터 아이를 낳는 과정까지를 보여줬다. 시어머니가 자신의 임신 사실을 눈치채자 죽은 친정어머니가 빙의된 것처럼 미친 연기를 하며 스스로 정신병원으로 향하는 전인화의 연기는 다소 '막장의 향기'가 풍겼지만 이같은 비현실적인 설정까지도 감싸 안는 전인화의 열연 덕에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백호민 PD가 "흔한 연속극이 그러하듯 엄마와 딸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며 "그들의 극단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그 관계 속에서 따뜻함을 찾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한 만큼 앞으로의 전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송가 한 관계자는 "엄마와 자식 간의 에피소드는 우리 실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대중의 공감을 사기 쉽다"며 "대중문화에서 '엄마'라는 소재만큼 실패 없이 감동을 줄 수 있는 소재가 흔치 않은 만큼 다양한 형태로 끊임없이 스토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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