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저녁 100여명이 숨지는 대참사가 난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대사원(마지드 알하람·'성스러운 사원'이라는 뜻)은 이슬람의 최고 성지다.
이 사원이 중요한 이유는 무슬림이 하루 다섯번 기도하는 방향(키블라)인 카바가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무슬림은 세계 어느 곳에 있든지 기도할 때 카바(입방체라는 뜻의 아랍어)를 향해야 한다.
쿠란(이슬람 경전)은 기독교는 물론 이슬람에서도 숭모하는 첫 예언자 아브라함(이슬람권에선 이브라힘)과 그 큰아들 이스마엘이 알라의 계시에 따라 최초의 성전을 세웠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곳이 바로 현재 카바의 위치라고 전해진다.
따라서 카바를 중앙에 품은 메카 대사원은 무슬림에겐 매우 큰 종교적 의미를 지닌다.
현재 사우디 국왕의 공식 호칭이 '두 성지(메카와 메디나)의 수호자'라는 데서 그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이후 7세기 무렵까지 메카가 교역의 중심지가 되면서 다신교가 자연스럽게 유입된다. 알라의 뜻에 따라 지어진 카바는 각지에서 오는 여러 상인이 섬기는 신상을 보관하는 시설로 변질된다.
예언자 모하마드는 당시 카바를 관장하던 기득권층인 쿠라이시 부족을 물리치고 630년 메카로 귀환하면서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이들 신상을 우상이라며 모두 파괴하고 이슬람의 중심지로 삼는다.
대사원이 있는 아라파트 평원은 예언자 모하마드가 마지막 군중 연설을 한 곳이기도 하다.
메카 대사원으로 성지순례하는 것은 무슬림이 지켜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다. 신앙고백, 라마단 단식 등 다른 의무 4가지와 달리 반드시 행할 필요는 없지만 건강과 경제적 여건이 되는 한 무슬림이라면 일생에 한 번 메카 대사원에서 성지순례를 하고 싶어 한다.
규모 면에서도 세계 최대 모스크다.
대지 면적이 35만7천㎡로 축구장 50개 넓이에 해당한다. 사우디 왕가는 2007년 110억 달러를 들여 2020년까지 증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넓이를 40만㎡로 넓히고, 미나레트(첨탑)을 2개 더 세우는 이 공사는 해마다 증가하는 성지순례객의 안전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이슬람 종주국으로서 사우디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그 배경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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