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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마다 오는 펀드의 '가정통신문' 꼭 챙겨보세요

입력
2015.09.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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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보고서는 뭘까,

나의 수익률은 따로 안 담기고 전체적인 여러 상황 알려줘

수수료 방식 따라 수익률 차이, 펀드 매니저 누구인지 상세 설명

<매매회전율> 한 자산운용보고서의 매매회전율 정보. 1년 동안 얼마나 보유 주식을 손바꿈했는지 보여준다. <수익률 현황> 클래스별로, 시기별로 다양한 수익률 현황이 나와있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 10년 투자펀드 자산운용보고서. <투자전문인력 현황> 한 자산운용보고서의 펀드매니저 정보.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다른 펀드들은 얼마나 담당하고 있는지, 인센티브가 많은 펀드들은 얼마나 맡고 있는지 보여준다.
<매매회전율> 한 자산운용보고서의 매매회전율 정보. 1년 동안 얼마나 보유 주식을 손바꿈했는지 보여준다. <수익률 현황> 클래스별로, 시기별로 다양한 수익률 현황이 나와있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 10년 투자펀드 자산운용보고서. <투자전문인력 현황> 한 자산운용보고서의 펀드매니저 정보.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다른 펀드들은 얼마나 담당하고 있는지, 인센티브가 많은 펀드들은 얼마나 맡고 있는지 보여준다.

펀드에 가입하면 3개월에 한 번씩 집으로 편지가 날아옵니다. '자산운용보고서'라는 제목의 편지인데요. 첫 페이지부터 깨알같은 숫자, 복잡한 그래프와 함께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펀드의 이름을 보면 내가 가입한 펀드가 맞는 것 같긴 한데 이걸 왜 보내주는지 궁금해집니다. 내 펀드가 잘 있다는 안부 편지일까요, 아니면 무슨 문제가 생겼으니 알고나 있으라는 통보문일까요. 그 수많은 항목들 중에 뭘 주의 깊게 봐야 할까요.

차분하게 읽어보자니 난해하기 그지 없고 그냥 무시하자니 마음이 찜찜했던 자산운용보고서. 그 정체 모를 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자산운용보고서는 성적표가 아니다

자산운용보고서와 관련해서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오해는 자산운용보고서 어딘가에 나의 수익률이 적혀 있을 거라는 예상입니다. 펀드에 투자하는 가장 큰 목적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인데, 그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에서 3개월마다 한 번씩 뭔가를 보내오니 당연히 이 펀드로 내가 얼마를 벌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자료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데요. 그런 기대감을 갖고 자산운용보고서를 들여다보니 궁금한 투자 수익률은 못 찾겠고 엉뚱한 정보들만 가득 늘어놓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산운용보고서는 펀드의 성적표가 아닙니다. 물론 보고서의 내용 중에는 펀드의 성적이 들어있긴 하지만, 그건 내 수익률이 아니라 그 펀드에 가입한 가입자들 전체의 평균 수익률입니다. 똑같은 주식 종목도 언제 매수했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다르듯이 펀드 역시 같은 펀드에 가입했더라도 언제 가입했는지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니 자산운용보고서에는 '나의 수익률'이 적혀있지 않습니다. 그냥 펀드 전체가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지가 적혀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자산운용보고서는 내 아이(펀드)의 성적표가 아니라 내 아이(펀드)를 담당하는 학교 담임 선생님(펀드매니저)이 보내오는 가정통신문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펀드의 투자 성적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있긴 하지만 그건 '지난번 중간고사에서 우리 반 아이들은 평균 00점을 받아서 지난 학기보다 00% 정도 점수가 떨어졌습니다'라는 일반적인 내용인 거죠.

자산운용보고서에 기재된 최근 3개월 수익률, 최근 1년 수익률 등은 나의 최근 3개월 또는 1년 수익률이 아니라 이 펀드 전체의 최근 3개월 또는 1년 수익률인데요. 내 돈도 펀드에 담겨서 같이 굴렸으니 최근 3개월간 내 수익률도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내가 펀드에 가입한 날짜부터 계산한 실제 나의 수익률은 자산운용보고서에 담겨있지 않습니다.

내가 가장 궁금해하는 '나의 투자 수익률'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이 자산운용보고서는 그럼 왜 보내오는 걸까요. 내가 가입한 펀드의 전체적인 상황을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펀드 매니저가 펀드 가입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일이 각자의 투자수익률을 알려주면서 이런 수익률이 나온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면 더 좋겠죠. 그러나 그게 불가능하니까 펀드 가입자 전체에게 한꺼번에, 그 대신 펀드 전체의 일반적인 상황만을 보내주는 겁니다.

소비자들은 3개월에 한 번씩 운용보고서를 받아보지만 그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는 운용보고서를 매월 씁니다. 1월에 가입한 펀드 가입자들에게는 4월쯤 보내주고 2월에 가입한 가입자들에게는 5월쯤 보내주는 식입니다.

● 자산운용보고서 해석하기

자산운용보고서는 내가 가입한 펀드의 일반적인 상황을 알려주는 안부편지 또는 건강검진표인 셈인데요. 자산운용보고서를 펼쳐보면 가장 먼저 멈칫거리게 되는 부분이 펀드의 수익률이 한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라는 점입니다. 내가 가입한 펀드는 하나인데 자산운용보고서에는 그 펀드중에 A클래스의 수익률, C클래스의 수익율, 종류B 기준 수익률 등 여러 종류의 수익률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이라는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그래픽 참조)은 '종류 A'가 -2.34%, '종류 C'가 -2.49%를 기록 중이라고 써 있습니다. 이건 무슨 뜻일까요. 펀드에서 ‘클래스’ 또는 ‘종류’라는 용어는 그 펀드를 누가 팔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분류입니다. 마치 똑같은 과자라도 편의점에서 파는 과자와 대형마트에서 파는 과자의 판매가격이 다른 것과 비슷합니다.

클래스A 또는 종류A는 펀드를 팔 때 판매수수료를 선취방식으로 먼저 뗀 것이고, 클래스C 또는 종류C는 펀드의 판매수수료를 매년 조금씩 떼어가는 걸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같은 펀드라도 클래스C는 판매수수료까지 떼어가야 하니까 수익률이 약간 더 낮습니다. 자산운용보고서는 하나의 펀드라도 판매수수료를 어떻게 떼어가는 형태인지에 따라 그 펀드를 몇 가지로 나누고 각각의 수익률을 알려줍니다만 알고 보면 결국은 똑같은 펀드인 겁니다.

자산운용보고서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또 다른 것은 펀드 매니저에 대한 정보입니다. 그 펀드매니저가 이 펀드를 언제부터 굴렸는지도 나와있고 내 펀드 말고 다른 펀드는 몇 개나 굴리고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펀드매니저에 대한 설명 가운데 ‘성과보수가 있는 펀드 및 일임계약 운용규모’라는 항목이 그것인데요. 그 펀드 매니저가 ‘성과가 좋으면 인센티브를 받는 펀드’를 몇 개나 굴리고 있느냐를 알려줍니다. 보통 펀드매니저는 투자성과가 좋든 나쁘든 정해진 월급을 받습니다만 어떤 펀드는 목표수익률을 정해놓고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 펀드매니저에게 상당액의 보수를 주기로 하는 펀드도 있습니다. 그런 펀드를 여러 개 굴리고 있으면 아무래도 내 펀드에는 신경을 덜 쓸 수도 있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펀드를 여러 개 굴릴만큼 인기와 실력이 있다는 방증일수도 있을 겁니다.

다음으로 관심있게 볼 항목은 매매회전율입니다. 매매회전율은 펀드에 투자되어 있는 주식을 1년에 몇번 교체하느냐를 보여주는 수치인데 매매회전율이 50%라면 그해 연말에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운데 50%가 연초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 아닌 다른 주식으로 교체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연초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모두 한 번씩 팔고 다른 주식으로 교체했다면 회전율은 100%, 그런 교체를 1년에 두 차례 했다면 회전율은 200%로 표시됩니다.

매매수수료를 주수입원으로 삼는 증권사와는 달리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은 수익을 위해 불필요하게 주식을 매매할 필요나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펀드매니저가 해당 종목에 대한 확신이 약하거나 연구가 덜 되어 있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개인 수익률은 어디서

그런데 펀드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한 건 내 돈이 얼마나 불어나 있는지일텐데요. 자산운용보고서에 그 숫자가 없다면 내가 이 펀드를 가입해서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나의 실제 수익률은 자산운용보고서를 보내온 자산운용사가 아니라 내가 펀드를 가입한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알고 있습니다. 펀드를 가입한 은행이나 증권사에 직접 문의해도 되고 한 달에 한 번씩 휴대폰 문자나 이메일 등으로 펀드의 현재 수익률(개인별 수익률)을 보내줍니다. 혹시 펀드 수익률 문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펀드를 가입한 은행이나 증권사에 신청하시면 됩니다.

이진우 경제방송진행자(MBC라디오 ‘손에잡히는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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