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챔피언십서 전인미답의 ‘슈퍼 그랜드슬램(5개 메이저대회 석권)’에 도전하는 박인비(27ㆍKB금융그룹)를 두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전설’들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박인비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를 10일(한국시간) 내놨다. 여기에는 박인비를 향한 골퍼 전설들의 평가가 담겨 있다.
투어 통산 72승, 메이저 10승에 빛나는 안니카 소렌스탐(45ㆍ스웨덴)은 “확실히 높은 레벨의 선수다”고 박인비의 기량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메이저대회에서 (박인비는)자신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방식과 관련해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며 “메이저대회에서 항상 우승후보로 꼽혀왔다. 어려운 코스에서도 시즌 내내 그러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박인비의 골프 IQ가 높다면서 그의 뚝심도 칭찬했다. 소렌스탐은 “박인비는 자신이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는 다른 선수들을 유심히 관찰하지 않는다. 언젠가 그는 ‘힘들지 않다. 나는 내가 가진 장점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인비는 우승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메이저대회에 나선다”며 박인비의 승부욕과 자신감을 높이 평가했다. 퍼팅 실력에 관해서는 “특별한 선수”라고 언급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자 7인 중 한 명인 팻 브래들리(64ㆍ미국)는 “박인비는 침착하다. 그의 경기를 즐겨 보기만 하면 된다. 차분한 마음가짐과 행동은 그가 여러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거둘 수 있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박인비는 경기 내내 평정심을 유지한 채 상대를 제압한다고 해서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기도 한다.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주디 랜킨(70ㆍ미국)은 “박인비가 2012년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을 때 보여준 퍼팅은 마술을 보는 듯했다. 정말 놀라웠다”고 회고했다.
골프전문칼럼니스트 빌 필즈는 박인비가 골프 역사상 얼마만큼의 큰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기대감을 나타냈다. 필즈는 박인비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정신력을 특히 높이 샀다. 그에 따르면 박인비는 “나는 항상 어려웠던 시절을 돌아보려고 노력한다. 그때를 절대 잊지 않는다. 자만해지지 않고 겸손하려 애쓴다. 낮은 곳에 머물 때를 생각하면 지금 일어나는 일들에 감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톱10’에 자리한 모든 선수들이 ‘너의 경기를 해라, 네가 연습한 대로 경기해라’는 생각을 갖고 대회에 임하면 모두 승리자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골프는 힘든 종목이다. 직업이기 때문에 즐기면서 누군가를 이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는 내가 즐기면서 그럴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메이저 3관왕의 역사를 쓴) 2013년 나는 경기가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 부여다. 다음 목표는 골프 역사에 내 이름 석 자를 새기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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