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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등교 1년 "아침 짜증 싹 사라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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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등교 1년 "아침 짜증 싹 사라졌죠"

입력
2015.09.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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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여중, 학생 제안에 첫 시행…이재정 경기교육감 방문 간담회

"수업 시수도 줄여야 진정한 의미"

등교시간 통학버스 요청 의견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10일 9시에 등교하는 의정부여중 학생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9시 등교는 1년 전 의정부여중 학생들이 최초로 제안해 실현됐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10일 9시에 등교하는 의정부여중 학생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9시 등교는 1년 전 의정부여중 학생들이 최초로 제안해 실현됐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6.4지방선거 직후인 지난해 6월 17일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여중 3학년 학생들은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오전9시 등교를 제안하는 글을 올렸다. 청소년의 수면권과 건강권을 보장해달라는 ‘맹랑한’ 제안에 맞벌이 가정 등은 난색을 표했지만,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학생들 제안을 지지하며 정책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8월 25일 의정부여중의 전국 첫 ‘9시 등교’는 이렇게 시작됐다. 등교시간이 30분 늦춰지자 학생들은 이전보다 여유로운 아침을 맞았고, 서울과 인천과 강원 등도 현재 9시 등교를 시행하고 있다.

이 교육감이 10일 9시 등교 시행 1주년을 즈음해 의정부여중을 찾았다. 이 교육감은 등교시간에 맞춰 학교 정문에서 학생들을 맞이했고, 학생들은 하이파이브와 함께 셀카 찍기로 ‘교육감 할아버지’의 방문을 환영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이 교육감은 먼저 “9시 등교는 학생들이 제안하고 시행된 첫 교육정책”이라며 학생들을 추켜세웠다. 그는 또 “9시 등교로 생긴 시간 활용은 전적으로 학생들이 자유의지로 만들어갈 수 있는 만큼 창조력이 필요하다”며 9시 등교의 생산적인 활용을 당부했다. 지난해 9시 등교를 제안한 학생들 대부분은 올 초 졸업했지만, 후배들이 그 뜻을 잘 이어가길 바란다는 의미였다. 이에 고어진 학생회장은 “9시 등교 후 여유로운 등교준비로 아침시간 짜증이 줄어 성격도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다”며 1년간 바뀐 생활상을 설명했다.

일부 학생들은 늦게 시작해 늦게 끝나는 지금의 9시 등교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등교시간만 30분 늦추기보다 전체 시수(수업시간) 자체가 30분 줄어야 진정한 9시 등교가 된다는 것이다. 한 학생은 “등교시간이 30∼40분 늦춰지다 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학생들이 많이 몰려 붐빈다”며 “통학버스를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간담회에서는 제2의 9시 등교가 될 만한 학생들의 제안도 쏟아졌다. 간담회에 참여한 학생회 임원과 학급반장 등 50여명의 학생들은 통학버스 신설, 전자담배 판매점 등 학교 주변 유해시설 차단, 아침급식 제공 등을 새롭게 제안했다.

이 교육감은 아침급식 제공과 관련해 학생들에게 무상급식 정책의 재원마련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해해달라면서도 여건이 되면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정문 앞에 전자담배 판매점이 들어선 것을 어른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아이들이 짚어냈다”며 “전자담배 판매점의 유해업소 적용 여부 등을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이날 ‘학생중심 정책’의 구체적인 설명을 바라는 학생 질문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뿐 아니라 교육감 선거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며 향후 도 교육정책에 학생들 의견을 더 반영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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