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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생겼다고 버려졌지만 애교는 최강

입력
2015.09.1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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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애교로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머털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최강 애교로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머털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저는 까만 시추 머털이(10세경·수컷) 입니다. 2010년 서울 은평구에서 길에 떠돌아 다니다 시민의 신고로 지역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소로 가게 됐어요. 몸무게도 5㎏으로 아담하고 또 사람을 잘 따르기 때문에 주인이 나타날 까 기대했지만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 동물병원이 저를 돌봐주게 되었습니다. 병원 선생님들은 저의 가족을 백방으로 알아봐주었고 얼마 후 입양을 가게 되었지만 입양 가족에게 사정이 생기면서 같이 살아보지도 못하고 병원으로 돌아오게 됐어요. 하지만 병원에서는 계속 살 수 없었기 때문에 동물자유연대로 오게 되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가 식구가 되고 얼마 후 저는 다시 새 가족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4년간 함께 했던 가족이 지난해 저를 다시 동물자유연대 보호소로 돌려보냈습니다. 누나가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았는데 제 피부병이 아기에게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사람에게 옮기지 않지만 누나는 아기도 있는데 저까지 관리하기가 힘들었나 봅니다.

기분이 좋을 때 배를 깔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머털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기분이 좋을 때 배를 깔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머털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4년간 함께 지냈던 가족과 떨어졌지만 제 애교는 여전합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바닥에 납작하게 몸을 붙이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데요, 이 모습에 넘어가지 않은 누나, 형들이 없어요. 또 다른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잘 짖지도 않습니다.

두 번 파양됐지만 애교는 최강인 머털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두 번 파양됐지만 애교는 최강인 머털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하지만 저는 고질적인 지루성 피부염이 있습니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 옮기지는 않으니 안심하셔도 되요. 1주일에 한번 정도 전용 샴푸로 정기적으로 목욕을 하고 피부에 좋은사료를 먹으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제 인생의 절반을 지자체 보호소, 동물병원, 가정, 민간보호소 등 이곳 저곳을 옮겨 다녔습니다. 하지만 성격도 밝고 애교도 많아요. 제 애교를 평생 받아주실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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