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 인수를 목적으로 한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으로 10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대형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한 증자이지만 증자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과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큰 탓이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의 궁극적 목적인 KDB대우증권 인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 향후 주가에도 불확실한 변수로 작용하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13시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전날보다 6,900원(17.69%) 내린 3만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개장 직후에는 3만1,0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현 발행 주식 총수의 100%인 4,395만8,609주 규모의 주주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이뤄지면 자기자본이 3조6,600억원 규모로 늘어 NH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에 이어 업계 3위 수준이 된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에 부여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라이선스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총 1조2,067억원의 운영 자금을 확보한 뒤 업계 2위인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KDB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자기자본 6조원 이상의 업계 1위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증권사들은 부정적인 분석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유상증자 반영시 미래에셋증권의 내년 주당순자산(BPS)과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25.7%, 28.5% 희석될 것으로 추정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가총액이 1조6,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는 매우 큰 규모로 상당기간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1년 대형 증권사들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시행했음에도 ROE 제고에 실패했던 경험과 KDB대우증권 인수 실패시 자금 활용도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점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양산하며 주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목표주가와 투자의견도 서둘러 낮췄다.
삼성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목표주가를 종전 7만원에서 4만원으로 낮췄다. 대신증권(6만4,500원→3만3,000원), 신한금융투자(6만9,000원→4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5만8,000원→3만6,000원), 현대증권(4만3,000원→3만5,000원), KB투자증권(8만원→3만8,000원) 등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일부 증권사는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한단계 낮췄다.
유진투자증권은 아예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삭제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DB대우증권 인수 가능성은 예상 범위를 넘어선 이슈여서 그만큼 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인수 실패시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 가치의 희석화를 만회할 결정적 대안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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