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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주거비에 예단 갈등 옛말, 신혼 37% "함께 집 샀다"

입력
2015.09.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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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집, 여자가 혼수’의 기원을 따지려면 전근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대가족 제도하에서는 아내가 남편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당연했기 때문에 남자 집안에서 집에 방 하나를 내주면 됐다. 오히려 문제는 여자 집안에서 결혼 전 일가친척이나 친지들에게 돌리는 예단의 규모에서 발생하곤 했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는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집이 줄어들고 대부분 아파트에서 독립해 살게 되면서 집을 마련하는 것이 남자 집안의 큰 걱정거리가 됐다.

최근에는 집값이 너무 비싸졌기 때문에 예비남편들의 집값을 마련해야 하는 책임감이 더 큰 무게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여전히 집값을 부담하는 것은 남자 쪽이다. 2010년부터 3년간 973건의 결혼을 조사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신랑측 집안 당사자의 81.8%가 결혼 비용 중 ‘신혼주택 비용’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다. 이에 비해 신부측에서는 ‘신혼살림’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는 경우가 44.8%였다. 신혼주택 비용을 부담으로 여기는 경우는 12.4%였다.

2년 이내에 결혼을 치른 1,000명을 조사한 2013년 한국소비자원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조사대상 중 60.9%가 신랑측이 집값을 전적으로 부담한 경우였다. 반대로 혼수와 예단의 경우 신부측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경우가 각각 48.6%, 45.1%여서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와 예단’의 구도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성이 집값을 부분적으로 부담하는 사례가 36.8%이고, 여자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경우도 2.7%로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경우도 존재한다. 특히 큰 돈을 들여야 하는 전세 집단에 비해 월세로 새 집을 마련한 경우는 42.6%가 공동지출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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