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체제 상승된 분위기 이어져
9월 들어 치른 7경기를 무패 행진
마운드·타선 모두 살아나 단독 5위
우연일까, 필연일까. ‘신동빈 체제’를 구축한 롯데가 달라졌다. 롯데는 9월 치른 7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며 6승1무를 기록, 한화를 제치고 3개월 만에 단독 5위(60승1무64패)까지 치고 올라섰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8일 인천 SK전 승리 후 “선수들의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반색했다. 실제로 롯데는 9월 팀 평균자책점 1위(2.69), 팀 타율 2위(0.325)로 10개 구단 최고의 투타 조화를 뽐내고 있다. 특히 8월까지 팀 평균자책점(5.15) 9위로 추락했던 마운드의 반전은 놀랍다. 불펜도 8월까지는 평균자책점(5.77) 최하위였지만 9월 이후에는 1위(2.39)다. 그 동안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이명우와 배장호는 기대 이상의 호투로 무패 행진에 힘을 보탰다. 타선의 응집력 역시 9월 득점권 타율 3할1푼6리가 입증한다. 시즌 초 부진했던 간판 손아섭이 최근 21경기 연속안타로 완벽히 되살아 났고, 아두치와 최준석, 정훈도 찬스에서 번갈아 가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멀게만 보였던 5위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순식간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한 롯데의 대변신 비결은 뭘까. 공교롭게도 지난달 31일 신동인 구단주 직무대행이 공식 사퇴를 선언한 직후부터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차남 신동빈 회장이 한ㆍ일 롯데의 ‘원(one) 리더’가 되면서 야구단 역시 몰라보게 안정을 찾았다. 신 회장은 최근 그룹 내부에서 야구단의 과감한 개혁과 투자를 선언한 바 있다. 롯데 관계자는 “회장님께서 적극적인 투자로 야구단을 지원하겠다. 롯데 야구가 최근 역전패가 많아졌는데 경기력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는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야구는 분위기와 멘털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라면서 “똑 같은 전력으로 갑자기 팀이 바뀌었다는 건 분명히 최근 그룹 안팎의 야구단 지원 의사가 일정 부분 요인이 된 것으로 본다”고 풀이했다. 전력만 놓고 보면 롯데에 뒤질 것 없는 SK와 LG가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그만큼 야구는 객관적인 전력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의지가 팀 분위기를 좌우한다는 뜻이다. 한 야구인은 “그렇다고 해도 투자하겠다는 의지만으로 갑자기 경기력이 달라지진 않았을 것이다. 신 회장이 야구단에 파격적인 메리트 시스템을 도입했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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