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매매든 파생상품거래든 모든 형태의 매매행위는 기본적으로 투자(혹은 투기)다. 투자는 노동이 아니다. 투자를 통해 얻어지는 소득은 자본에 대한 대가, 더 정확히는 위험에 대한 대가이지 노동에 대한 대가가 아니다. 하지만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와 노동을 구분하지 못하고, 투자를 노동처럼 하고 있다. 투자를 노동처럼 하는 것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고 어려울 뿐 아니라 큰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노동자의 덕목과 투자자의 덕목은 엄연히 다르다. 노동자의 덕목은 첫째가 근면함이고 둘째가 정직함일 것이다. 항상 부지런히 움직이고, 스스로 생각하기보다 고용주의 생각대로 움직여야 하고, 자신의 이익보다 고용주의 이익을 위해 일할 때 칭찬받는다.
하지만 투자자의 덕목은 근면함이나 정직함과는 거리가 멀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근면함이 아니라 자본이다. 조금 불편하게 들리겠지만 훌륭한 투자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다. 결국 돈이 돈을 버는 것이 투자이기 때문이다. 물려받았든 스스로 벌었든 원금이 많은 사람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또한 투자자는 부지런하진 않더라도 똑똑해야 한다. 투자에서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할 바에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 탁월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호기심과 학구열이 필요하다. 투자라는 것은 수익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모험이다. 당연히 미지의 세계를 알고자 하는 호기심과 탐구정신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금융시장에서 성공한 투자자들은 모두 박학다식하고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절대 다수가 노동자 계급인지라, 이들은 투자를 노동처럼 한다. 이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고 불안해진다. 그래서 이 종목 저 종목을 탐색하고 허겁지겁 사고 팔기를 반복한다. 마치 매매가 노동인 것처럼 열심히 매매한다. 많은 노동자들이 초 단기매매에 빠져드는 이유는 수익률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것이 노동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투자이기 때문이다. 소위 '전업투자자'들은 노동하듯이 매매를 하면 더 많이 벌 수 있다고 착각하기에 자신의 모든 시간을 매매에 바친다.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고 매매를 하면 시간당 임금이라도 번다는 듯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거듭 말하지만 노동과 투자는 다르다. 투자는 일보다는 독서와 연구를, 행동보다는 생각을 많이 해야 성공할 수 있다. 또한 투자자에게는 인생을 즐기는 여유와 휴식이 필요하다. 편안한 마음에서 정확한 의사결정이 나오기 때문이다.
주식부처는 십 수 년간 기술적 분석을 연구하고 있는 선물 트레이더다. 자본시장에서 1조를 버는 것이 그의 인생목표다. 2012년 자신의 투자철학을 담은 '주식부처의 투자설법'을 출간한 바 있다. stockbuddha@daum.net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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