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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만난 풍물시장, 활기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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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만난 풍물시장, 활기 되찾다

입력
2015.09.0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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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동 시장에 1960년대 상점 재현

한복집 등 젊은 작가들 가게로 채워

입소문 타며 외국인 관광객도 북적

8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서울풍물시장 내 '총각네 자수'가게에서 청년 주인들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풍물시장 활성화 사업단 제공
8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서울풍물시장 내 '총각네 자수'가게에서 청년 주인들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풍물시장 활성화 사업단 제공
1960년대 다방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청춘 다방'에서 손님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서울풍물시장 활성화 사업단 제공
1960년대 다방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청춘 다방'에서 손님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서울풍물시장 활성화 사업단 제공

개성 넘치는 청년 작가들이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서울풍물시장’에 좌판을 깔았다. 1960년대 상점을 재현한 청년문화상점 10곳이 들어선 ‘청춘1번가’다. 생활한복을 판매하는 한복집, 동남아에서 직접 공수한 천을 파는 포목상, 다양한 빈티지 제품의 액자를 판매하는 액자집 등 다양한 품목의 상점들이 들어섰다. 당시의 거리를 고스란히 옮겨온 듯 예스러운 풍경이지만 젊은 감각이 더해져 고리타분하지 않다.

8일 오후 청춘1번가의 한 자수가게. 4.6㎡(1.5평) 남짓한 이 가게의 주인인 이한얼(27)씨는 자수를 시작한지 10년이 넘었다. 동갑내기 친구와 창업을 준비하다가 이곳에 ‘총각네 자수’라는 가게를 낸 이씨는 “풍물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연령대가 높아서 그런지 젊은 층보다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제품도 이곳에서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층만 붐비는 상권보다 훨씬 다양한 고객을 만날 수 있고 침체된 시장에도 새로운 에너지를 줄 수 있어 좋다”고도 했다.

그릇, 소품 등을 제작, 판매하는 ‘지선씨 그릇가게’의 주인 한지선(29)씨는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풍물시장의 분위기에 끌려 장사를 시작했다. 한씨는 “풍물시장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과 젊은 에너지가 시너지를 내고 있고, 비슷한 분야의 작가들이 모여 있다 보니 정보 교류도 활발하다”면서 “이번 거리의 테마를 잘 녹여낸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 시장에 잘 녹아 들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의 새로운 실험 덕분에 조용했던 풍물시장에도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서울풍물시장은 황학동 도깨비 시장과 동대문 운동장 풍물벼록시장의 노점상이 모태다. 2004년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이들 노점상들을 정리해 2008년 현재 위치에 새롭게 정착했지만, 지붕이 있고 인테리어가 깔끔한 시장은 이전의 생기를 서서히 잃었다. 이후 서울시가 ‘풍물시장 활성화 사업’을 공모했고, 20~30대 작가들이 합심해 빈 공간을 채웠다.

서울풍물시장에서 22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김동빈(45)씨는 “오래된 시장이라고 옛날식 서비스를 하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청년들이 머물다 보니까 시장에 에너지가 넘치고 홍보가 잘 되다 보니 젊은 손님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임시로 문을 연 청춘1번가는 19일 그랜드 오픈을 한다. 서울풍물시장 청춘1번가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소식은 온라인(www.facebook.com/sffmark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풍물시장 활성화사업단의 유소라 팀장은 “서울풍물시장의 오래된 상품들을 새롭게 재해석할 수 있는 업리사이클링 작업 등 시장의 가치를 높여가는 작업을 보여줄 것”이라며 “오랜 벼룩시장의 정체성을 잘 살려 물건 판매뿐 아니라 문화와 전통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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