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 캅'서 드라마 데뷔 이강욱
난생처음 도전한 드라마 ‘미세스 캅’(SBS)에서 재벌 2세로 등장했다. 그것도 연예인 지망생에게 성접대를 강요하다 살인까지 저지르는 악역 중 악역으로 눈길을 끌었다.
3일 서울 동소문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강욱(31)은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와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1,000만 영화와 묶이니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그가 연기한 강재원은 아버지(손병호) 말고는 무서울 게 없는 철부지 안하무인 재벌 후계자다. 교도소에 수감된 후 “군대 갔다고 생각하고 몸이나 만들라”는 아버지의 말에 “군대라기엔 너무 길다”며 투덜댄다.
보통 악역을 맡은 배우라면 어떻게 악랄해 보일까 고민하지만 이강욱은 달랐다. 그는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하면 자제력을 잃고 아버지가 골프채로 때리면 소리를 지르며 맞는 미성숙함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악행을 저지를 때도 순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악이 악인지 모르고 저질렀을 때 얼마나 몸서리쳐지는지 보여주기 위해서다.
캐릭터 연구가 남다른 그는 2년 전 연극 ‘말들의 무덤’으로 데뷔한 늦깎이 신인이다.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 후 회사원의 길을 가는가 싶더니 가슴에서 꿈틀대는 연기에 대한 갈망을 누르지 못해 27세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입학했다. 10여편의 연극에 출연했고 오디션을 거쳐 ‘미세스 캅’에 합류했다. 그는 “낯선 촬영장에서 한껏 주눅들어 있을 때 연극배우 출신인 손병호 선배님이 밥도 사 주고 차도 태워 주면서 긴장을 풀어주셨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자 “재벌이라 늘 화려한 정장을 입어야 하는데 트레이닝복만 있어 옷 걱정이 컸다”며 웃었다.
4일부터 창작 뮤지컬 ‘무한동력’에 출연 중인 이강욱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중 앞에 서고 싶다고 했다. “당장 이름을 알리기보다는 충분히 고민한 캐릭터와 연기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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