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시ㆍ군 보건소에서 운용 중인 구급차의 20%가 내부에 운전자와 환자를 분리하는 격벽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급차에 분리 장치가 없을 경우 의료진의 2차감염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전국 보건소 응급차 보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254개 보건소에서 운행 중인 283개의 응급차 중 53대가 내부에 격벽을 설치하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충남 44%, 대구 36%, 전북 34%, 부산 25% 등 순으로 격벽 미설치율이 높았다.
응급차 격벽은 감염병 환자의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보호막으로 격벽이 없으면 응급차 운전자가 2차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76번(사망) 환자를 태우고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을 오간 민간 응급차를 운전한 133번 환자가 메르스에 걸려 숨졌다. 이 환자와 응급차에 동승한 민간 구급대 보조 요원도 감염됐지만 다행히 회복됐다. 의료기관과 달리 소방서에서 운용 중인 응급차 1,282대(2014년 기준)는 모두 격벽을 갖추고 있었다.
서울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특히 호흡기로 전염되는 질병은 응급차 운전자와 보조 요원의 2차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격벽이 필요하다”며 “격벽뿐 아니라 격리된 공간 사이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통신수단도 구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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