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中 경기 불안감에
홈플러스 매매 계약까지 겹쳐
원ㆍ달러 환율이 7일 종가 기준으로 5년여 만에 1,20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 금리인상 임박설과 중국경기 둔화라는 불안 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날 7조원대 규모의 홈플러스 매매계약이 성사되며 달러 수요가 급증하는 일시적 요인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장중 1,207원대까지 오른 끝에 전거래일보다 10.3원 오른 1,203.7원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0년 7월22일(1,204.0원) 이래 5년 1개월여 만의 1,200원대 진입이다.
지난 4월 미국 고용지표가 실업률 하락ㆍ고용 감소라는 엇갈린 신호를 내며 9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리를 높인 점, 8월 수출증가율(8일)을 필두로 주중 발표되는 중국 경기지표가 부진이 예상된다는 점이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 달러화 강세를 유발했다는 분석이다. 엔화는 달러화보다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원ㆍ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08.63원(오후3시 기준)을 기록, 지난달 25일 이후 재차 1,00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매매 계약을 맺은 영국 테스코가 매각대금을 환전하며 서울 외환시장에서 10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달러 수요가 발생한 것도 환율 급등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선 미국 금리인상 여부를 가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현지시간 16~17일) 때까지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중국 증시까지 하락세를 보일 경우 FOMC 회의까지 원ㆍ달러 환율이 최대 1,230원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시장도 불안을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0.15% 떨어진 1,883.22, 코스닥은 0.25% 떨어진 648.80으로 각각 장을 마쳤다. 이틀 간의 전승절 휴장(3~4일)을 마친 중국 증시가 개장 직후 급등하며 우리 증시도 동반 상승했지만 이후 중국 증시와 더불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52%(79.75포인트) 떨어진 3,080.42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867억원어치를 순매도, 23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자금유출 우려를 키웠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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