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병규(등번호 9).
지난 1일 확대엔트리에 맞춰 1군에 복귀한 LG 최고참 이병규(41)를 바라보는 어린 후배들의 시선은 어떨까.
5월20일 엔트리 말소 후 3개월 여 만에 돌아온 이병규는 비록 그라운드에는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지만 '더그아웃 멘토'로 더 분주하다. 타격 재능만큼은 '제2의 이병규'로 불리며 대성할 자질을 보이고 있는 서상우(26)는 "신인 때는 어려운 대선배로만 보였지만 지금은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경기 중에도 주루플레이 등 작은 부분까지 수시로 조언을 해 주신다"고 말했다. 스무 살 이상 차이 나는 안익훈(19) 역시 "이병규 선배님이 많은 말씀을 해 주신다"고 스스럼없이 먼저 다가와주는 대선배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커리어를 지닌 이병규는 같은 좌타자들에게는 우상과 같은 존재이기에 그의 한 마디는 다른 울림이 있다. 오지환(25)은 "이병규 선배님이 계신 것만으로 후배들에게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병규는 데뷔 후 가장 길었던 2군 생활 동안 2군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사비를 털어 보너스를 선물하기도 했다. 확대 엔트리 때 기회를 받지 못해 2군에 머물고 있는 선수들조차도 "이병규 선배님이 올라가면 팀 분위기가 바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플레이에서도 이병규의 진지함은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지난 5일 잠실 롯데전 9회말 대타로 나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그는 박용택의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 타구 때 1루에서 태그업하려는 자세를 취했다. 조금의 빈틈이라도 놓치지 않고자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이 장면을 지켜 본 김진욱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저런 플레이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생각하면서 경기를 하는 베테랑다운 모습이다. 후배들이 보고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복귀 후 6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7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 중인 이병규의 역할은 그라운드에서의 활용도가 전부가 아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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