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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과 일본인 사이' 노무라의 '마이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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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과 일본인 사이' 노무라의 '마이 스토리'

입력
2015.09.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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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국에 있으면 한국인도 아니고, 일본에 가면 또 일본인도 아닌 그런 것이 있다. 신경 쓰면 나만 힘들기 때문에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

노무라 하루(23ㆍ일본)가 지난 6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 우승 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경계에 서 있는 고충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노무라는 법적으로 일본인이다. 그러나 그의 몸에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노무라는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출생한 그는 일곱 살의 나이에 한국으로 와 서울 불광초와 명지중, 명지고를 거쳤다.

그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노무라는 "원래 태권도를 했는데 성적이 떨어져 그만뒀다. 내가 너무 운동을 좋아하니까 할머니께서 골프를 권유하셨다. 마침 TV에 골프 경기가 중계되고 있었다. 재미있을 것 같아 했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골프채를 잡게 된 이유를 밝혔다.

노무라는 "골프는 한국에 있을 때인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국가대표를 할 수 없었다. 일본에서 국가대표를 하면 한국대회를 못 나가고, 한국에서 국가대표를 하면 일본대회를 못나가는 점 때문이었다"며 "양쪽 국적을 다 가지고 있다가 국적을 얻을 수 있는 나이가 된 2010년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노무라의 한국이름은 문민경이다. 그는 여자골프의 선수층이 두터운 한국보다 일본에서 성적을 내기가 더 쉽고 프로 투어의 규모는 일본이 더 크다는 이유로 일본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라는 승부사의 기질을 갖고 있다. 그는 2011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쥬코테레비 브리지스톤 레이디스 오픈에서 대회 사상 두 번째 최연소 우승(18세 101일)을 달성했고, 올해도 각종 대회에서 6위 이내 성적을 3차례나 기록했다.

한화의 후원으로 '인연의 땅' 한국을 찾게 된 그는 함께 연장 승부를 펼친 한국 골퍼 배선우(21ㆍ삼천리)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배선우의 장점은 많다. 유심히 봤는데 이 선수가 왜 3라운드까지 선두가 될 수 있었고, 올해 성적이 좋은지 알 수 있었다. 일단 드라이버 스윙이 좋다. 똑바로 멀리 간다. 언제든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대회 성적에 굴하지 않고 다른 대회에서 다시 도전했으면 좋겠다. 오늘 일은 잊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선우가 우는 것을 봤는데 마음이 아팠다. 그가 우승했다면 진심으로 축하해줬을 것이다"며 따뜻한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노무라는 오는 10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서둘러 출국길에 올랐다. "한국에서 좋은 기억을 남기고 가게 돼 기쁘다"는 그의 인터뷰에서는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이 묻어났다.

사진=노무라 하루(KLPGA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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