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웃으며 집 나섰는데…" 오열
“그까짓 고기가 뭐이라고 죽어서 돌아오면 어떡해.”
6일 오후 전남 해남군 한 장례식장은 낚시어선이 전복돼 죽음으로 돌아온 시신을 확인한 유가족 20여명의 터져 나온 오열로 눈물바다를 이뤘다. 인근 목포에서 남편과 처남의 시신을 확인하려 온 A씨의 가족 6명은 한동안 말도 못하고 망연자실하다가 오열과 함께 실신까지 했다.
새벽에 해경으로부터 실종 연락을 받고 급히 해남으로 내려와 낚시배가 출발했던 남성항까지 다녀온 B씨 가족들은 시신을 확인하기 전까지도 ‘살아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오전 11시 30분 8명의 시신이 헬기로 해남공설운동장에 도착, 해남병원까지 오기까지 내 가족은 아니다는 기대도 잠시였다. 시신을 확인한 B씨 가족들은 오열했다. “낚시가 좋다고, 웃으면서 집을 나섰는데 이틀 만에 주검으로 돌아왔다”고 연일 울음을 터뜨렸다.
해남병원장례식장에서 시신 확인을 하지 못한 가족들은 발걸음을 또 다른 시신이 안치된 인근 우리병원, 우석병원으로 급히 옮겼다. 해경 관계자와 해남군청 직원들과 함께 이동한 이들은 창백한 얼굴로 살아있기를 간절히 원하는 듯 했다.
부산의 낚시 동호회 ‘바다를 사랑하는 모임’회원으로 활동하던 형제가 함께 사고를 당한 사실도 확인됐다. 의료장비 납품일을 하는 심모(42)씨와 제빵사 동생(39)은 이날 동호회 8명과 함께 낚시를 떠났다가 화를 당했다. 바사모의 한 회원은 “심씨 형제는 평소 우애가 좋아 지척에 살며 낚시뿐 아니라 술자리로 자주 하는 등 사이가 각별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현재 동생 심씨는 사망한채 발견돼 해남의 한 병원 장례식장이 안치됐으며, 형은 실종상태다.
한편 전남 해남군은 오전 박철환 군수를 본부장으로 ‘돌고래호’ 사고수습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송지면 갈두항에 현장 지원본부를 설치했다. 모든 직원은 비상 근무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사망자 10명중 해남병원 4명, 우리병원 4명, 우석병원에 2명이 안치됐다.
군은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유가족들과 장례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해남=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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